“홍삼·초유, 신종플루 예방? 전혀 관련 없다”

입력 2010-01-25 21:18

정관장 등 관련업계 허위과대 광고 의혹… 학계 “면역력 입증 안돼”

[쿠키 건강]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도 기세를 떨치고 있는 신종플루와 관련해 초유, 홍삼 등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식품들이 ‘면역력 증강식품’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5일 관련 학계와 업계에 따르면 초유, 인삼, 홍삼, 알로에 등 소위 면역력 증강식품으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은 실제로는 신종인플루엔자 예방 또는 면역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오히려 효과를 맹신했다간 없던 병도 생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인간이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면역력 관련)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인위적인 건강기능식품과 초유제품을 맹신하다간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면역력은 신종플루 등을 예방하는 면역력과 식품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면역력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신종플루 등을 예방하는 면역력은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로 예방백신을 꼽을 수 있다. 다음으로 신종플루에 특이적인 면역력을 부여하는 백신이 아닌 자연발생적, 즉 잔병치레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 등이 있지만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효과가 증명된 바 없다.

하지만 초유, 인삼, 홍삼, 알로에 등은 현재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면역력 증강식품으로 인식되며 계속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이들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제품 광고에 ‘면역력을 선물하세요’ 등의 문구를 공공연히 사용, 분위기를 띄운 탓이 크다는 게 학계와 업계의 중론이다. 대표적인 예가 ‘초유의 힘’, ‘정관장 홍삼’, 농협의 ‘한삼인’ 등이다.

실제로 초유관련 업체는 신종플루로 인해 면역력의 중요성을 알게 된 소비자들의 관심을 ‘초유’와 연관시켜 초유가 마치 면역력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고, 한국인삼공사는 정관장 TV광고에서 ‘면역력을 선물합니다’라는 문구를 버젓이 사용하며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얼마 남지 않은 설 명절을 겨냥, 선물용 제품의 수요가 많은 제품의 특성에 맞춰 TV는 물론 홈쇼핑, 신문 등을 통한 무차별적인 광고 공세로 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이들 업체들은 높은 매출 성장과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초유밀 플러스’가 지난해 약 30% 이상 판매가 늘었고, ‘한삼인’도 지난해 13.1%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정관장 홍삼을 판매한 한국인삼공사는 지난해 매출액 7200억원을 넘어서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결국 이들 업체들의 확인되지 않은 면역력 효과를 이용한 마케팅에 소비자만 비싼 댓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김 교수는 “면역력을 빌미로 확인되지 않은 음식으로 몸의 균형을 깨는 일은 가장 나쁜 일”이라며 “면역력 세포들이 충분히 자기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당한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면역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Tip. 면역력을 강화하는 방법]

1.술, 담배, 과로 등을 하지 않는다.
2.걷기나 헬스 등 자신의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3.균형 잡힌 식습관을 한다.
4.걱정과 근심, 스트레스 등 마음의 피로를 털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