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유발 로타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등 겨울철 기승
[쿠키 건강] 설사는 전 세계적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상기도감염(일명 감기)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1980년 한 해 동안에 전 세계에서 5세미만 어린이 5백만 명이 설사증 때문에 사망했다.
그 정도로 설사는 흔하고 또한 소아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다. 소아에서 흔한 로타바이러스 장염이 가장 문제가 되므로 몇 년 전부터는 로타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접종이 시행되면서 소아 장염 환자가 많이 줄어들기도 했다. 게다가 위생여건이 호전되면서 더더욱 장염의 발생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장염은 여름철에 수인성 질환으로서 발생하고 겨울철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겨울철에도 기승을 부리는 몇 가지 바이러스와 세균에 의한 장염이 있으므로 어린이를 둔 가정에서는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 영·유아 설사의 가장 많은 원인 ‘로타바이러스’
영·유아 설사의 원인 중 가장 많은 부분이 로타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이다. 12월~3월에 흔하고 주로 6개월~2세 미만의 아기들이 많이 걸린다.
콜레라 감염 시와 유사한 쌀뜨물 같은 물설사를 수도 없이 하므로 과거에는 가성콜레라라고 불리었다. 수인성, 접촉성으로 전염된다. 전염감기 증상을 앓고 난 후 1~2주 지나면 아기가 갑자기 구토를 1~3일 하고 뒤이어 설사를 한다.
심한 경우에는 하루에 10회 이상 설사를 하므로 중증탈수에 빠지기도 하므로 구토와 설사의 횟수가 10회 내외이면 속히 병원에 가서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 5~7일 안에 자연히 호전되므로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지만 탈수가 있으면 먹는 전해질용액을 처방받아 먹여야 한다.
간혹 만성설사로 이환되므로 설사의 기간이 1주 이상 되면 소아과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은 병원에 입원중이거나 산후조리원과 같은 집단으로 머무는 공간에서는 6개월 미만 영아들에서도 자주 발생하며 꼭 겨울철에만 발생하지는 않는다.
◇ 겨울철 어린이집, 학교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노로바이러스’
몇 년 전에 어린이집, 학교, 수학여행 시에 집단적으로 발생한 식중독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었다. 그 당시 대표적인 원인 바이러스가 노로바이러스이다. 여름에도 많이 발생하지만 겨울철에도 발생한다.
로타 바이러스보다 한 달 이른 11월부터 유행이 보고되기도 한다. 오염된 해산물(특히 어패류), 오염된 야채, 접촉 등에 의해 전염된다. 미국 CDC는 미국의 집단 식중독 중 약 50%가 노로바이러스감염증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얼리거나 60℃ 미만의 온도에서도 생존가능하다고 한다. 주증상은 복통, 미열, 구토와 설사 등이며 1~2일 동안 지속된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 때와 마찬가지로 탈수 교정만 잘 하면 잘 호전된다.
◇ 가을겨울 더 빈번한 ‘예르시니아’
예르시니아 장염도 흔하지는 않지만 소아의 겨울철 장염의 한 원인이다. 봄여름보다 가을겨울에 더 빈번하며 감염원인은 익히지 않은 음식이나 애완동물 등이다. 이 질병은 때로는 치명적일 정도로 전신을 침범할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장외 감염에 의한 치사율이 높다, 특히 노인과 3세 미만 영유아에선 입원해 집중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
위에서 나열한 바이러스 외에 장바이러스 중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장염도 봄철 특히 3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증상은 로타 바이러스와 유사하지만 치명적일 정도로 심한 임상증상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캠필로박터 장염도 겨울철이 여름철보다 두 배 더 많이 발생한다. 이 장염에 걸리면 복통이 심하고 미끌미끌한 점액질이 섞인 설사변을 보게 되며, 때로는 혈변을 보기도 한다. 세균 배양 검사를 한 후 감수성이 있는 항생제를 사용하고 탈수 교정도 함께 해준다.
최근 전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신종플루는 단지 호흡기 증상과 발열만이 주증상이 아니다. 뉴잉글랜드 저널에 발표된 바에 의하면 감염 환자의 25%에서 설사가 동반되고, 25%에서 구토가 동반됐다고 한다. 국내 신종플루 환자 중에서도 전혀 호흡기 증상이 없이 장염 증상만을 호소해 입원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으므로 이러한 환자의 보호자들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도움말: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용주 교수
겨울철 설사 원인 바이러스들 ‘만만한 놈이 없다’
입력 2010-01-25 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