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 브래지어, 안경 너무 조여서 문제

입력 2010-01-22 09:13
타이트한 벨트, 브래지어 등은 통증 유발, 혈액순환 방해, 정력감퇴 등 초래

[쿠키 건강] 패션과 유행이 중요한 현대사회에서는 소소한 아이템들도 패션과 멀어질 수 없다. 여성의 실루엣을 살려주는 브래지어나 거들, 패션의 포인트를 주는 허리벨트, 인상을 다양하게 변모시키는 안경. 단순히 고유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을 선도하는 패션의 도구로 변모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아이템들이 건강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최근 내원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 이상이 평소 벨트나 안경, 브래지어 등을 잘못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벨트의 경우 응답자 중 64%가 ‘허리를 조이게 벨트를 맨다’고 답했다. 반면 ‘골반에 걸쳐 맨다’고 답한 사람이 23%, ‘헐렁하게 착용한다’는 11%로 나타났다. 여성의 브래지어 착용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1%가 ‘가슴을 모아주도록 타이트하게 착용한다’고 답했고, 21%는 ‘자신의 사이즈보다 큰 사이즈로 헐렁하게 찬다’고 답했다. 안경의 경우 ‘움직이거나 흘러내리지 않도록 꼭 맞춰 착용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63%로 가장 많았다. ‘안경을 코에 걸쳐지도록 착용한다’고 답한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조계창 원장은 “벨트나 브래지어, 안경 등 생활 속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의류장신구의 경우 정작 제대로 알고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잘못된 착용으로 인해 본인이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허리건강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상생활에서의 생활아이템이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척추디스크센터 조계창 원장과 함께 알아보자.

◇ 복부와 허리근육의 균형을 깨뜨리는 허리벨트

최근 젊은 여성들은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루즈한 튜닉스타일의 옷에 꽉 졸라맨 벨트로 S라인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은 반면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바지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배꼽부위에 벨트를 졸라맨다.

하지만 이렇게 벨트를 꽉 매게 되면 배의 장기를 압박할 뿐만 아니라 척추가 약해지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렇게 허리벨트를 자주, 그리고 오랜 시간 사용하는 사람들은 벨트를 한 부위에 통증을 호소한다.

복부(복강)에 힘이 없으면 허리 힘만 과도하게 쓰게 되는데 허리 힘만으로는 무거운 물건을 들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복근은 스스로 버티고 있어야 하는데 꽉 조이는 허리벨트를 하게 되면 복근 대신 허리를 지탱해 주기 때문에 복강과 하복부는 스스로 지탱할 수 없어 힘이 빠지게 된다. 이로 인해 복부의 전후와 허리근육 힘의 밸런스가 깨지게 된다. 이 상태에서 무리하게 허리에 힘이 들어가면 허리를 다치게 되는 것이다. 하복부가 약한 출산후의 여성이나 제왕절개 수술 후 허리가 아픈 이유가 복강의 힘을 쓰지 못하고 과도하게 허리힘만 썼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중년남성들이 허리벨트로 배를 조이면 하복부가 압박돼 소변은 시원치 않고 정력을 감퇴시키는데 영향을 주기도 한다”며 “특히 전방전위증 환자나 요통환자의 경우 손상부위에 벨트를 매게 되면 그 부위로 힘이 쏠리게 되므로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허리벨트를 할 때는 복부를 조이지 말고 골반 옆에 튀어나온 골반 뼈에 살짝 걸치는 형태로 매는 것이 좋다.

◇ 목과 어깨통증 유발할 수 있는 여성 브래지어

여성의 브래지어는 가슴을 조이는 형태가 아닌 걸치는 형태로 사용돼야 한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가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꽉 조여 가슴을 모아주고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 브래지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남자는 복식호흡을 하는 반면 여자는 늑골의 운동에 의해서 행해지는 호흡법인 흉식호흡을 한다.

조 원장은 “브래지어로 가슴을 너무 압박하게 되면 호흡을 돕는 늑골의 운동이 힘들어지고, 이로 인해 호흡장애까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브래지어로 가슴을 너무 조이게 되면 흔히 어깨쭉지뼈라고 하는 견갑골내외측과 견갑하근(어깨관절을 고정하는 근육), 능형근(등에 있는 마름모꼴의 근육)의 통증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잘 맞지 않는 속옷을 입을 경우 가슴이 움츠러드는 자세로 인해 목, 어깨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일자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속옷을 입을 것을 권했다.

여성들이 흔히 사용하는 거들 또한 하복부를 압박해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따라서 허리벨트와 마찬가지로 허리에 힘이 빠져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쉽게 허리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거들은 가급적 피하고 브래지어는 조이는 형태가 아닌 걸치는 형태로 착용하는 게 좋다.

◇ 측두부위의 압박과 함께 두통을 야기하는 안경

안경은 신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딱 맞게 오랜시간 착용하는 안경은 측두부위를 압박하게 된다. 이 부위 측두근은 관자놀이 주위에 있는 근육으로 압박된 안경의 착용으로 인해 측두근에 지속적인 힘이 가해지면 그 부위에 뻐근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측두근의 압박은 뇌에도 영향을 끼쳐, 두통이 생기게 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측두부위의 압박과 함께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지속되면 턱관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병원을 찾아 진단받는 것이 좋다.

조 원장은 “안경착용으로 인한 측두골의 압박을 피하려면 안경을 쓸 때 귀와 코에 걸치도록 쓰는 것이 좋고, 딱딱한 안경테보다는 부드럽고 구부러지기 쉬운 안경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패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건강이다. 생활아이템을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비결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