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 방치하면 ‘식도암’ 가능성

입력 2010-01-19 09:53

목이 답답하고 가슴통증·신물·속쓰림등 증상… 고지방식품·과식등 일상 관리 중요

[쿠키 건강] 역류성 식도염은 위 속에 있어야 할 위산 또는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지속돼 식도 곳곳이 헐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역류성 식도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주로 목에 무언가 걸려있는 느낌이나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 신물 올라옴, 신트림, 속쓰림 등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와 식도 사이에 위치하는 하부식도괄약근에 문제가 생겼을 때 주로 발생한다. 괄약근은 특정 기관의 개폐에 관계하는 일종의 밸브 역할을 하는 고리 모양의 근육으로, 이 근육에 문제가 생기면 특정 장기에 보관된 물질이 역류하거나 다른 곳으로 새어나오게 된다. 마치 댐에 있는 수문이 고장 나면 물이 새는 것과 비슷한 원리. 식도 괄약근은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음식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에만 열리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이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느슨해지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게 되고, 역류한 위산이 식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게 된다.

◇심한 경우 식도암으로 진행될 수도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지속되면 역류성 식도염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위산이 식도를 지나 기도까지 넘어가면 만성 기침이 생기거나 목이 쉴 수 있고 후두염, 천식 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한편 식도가 오랜 시간 위산에 노출되면 식도와 위 경계부위에서 식도 조직이 위 조직처럼 변하는 바렛식도가 발생할 수 있다. 바렛식도는 식도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소화기 질환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 소화기내과 홍성수 과장 는 ”역류성 식도염이 심해지면 통증 때문에 식사나 수면 등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질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식도 협착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증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주로 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되면 위산 분비를 억제하거나 위식도운동촉진제를 사용해 치료하는데, 약물을 끊으면 증상이 자주 재발해 수 년 이상 약물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식도 협착, 바렛식도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에도 식도확장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예방? 고지방식품·과식등 피하고 일상생활 관리해야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액을 포함한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위 속 내용물이 역류가 잘되는 경우는 식도 괄약근이 약해진 경우, 위 속 내용물의 양이 많은 경우, 위 내용물이 위식도 연결부위에 위치하는 경우, 위에 제공되는 복압이 높아지는 경우 등이다. 홍 과장은 “위 속 내용물이 역류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의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먼저 고지방 식품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동물성 지방이 가득한 고지방식은 식도와 위 사이의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 뿐 아니라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또한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역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흡연 역시 식도 괄약근을 약화시키는 만큼 피해야 한다.

과식 역시 좋지 않다. 과식을 하면 위 속 내용물의 양이 늘어나 위산 분비가 증가될 뿐 아니라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배출되는 시간이 길어져 식도로 역류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셈이다. 알코올, 커피 등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음식들은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위액의 양 증가는 바로 위액 속 위산의 증가로 이어져 역류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구부린 자세를 취하면 위 속 내용물이 위식도 연결부위에 위치하게 되는 만큼 식후 바로 눕는 행동이나 취침 전 야식을 먹는 습관을 피해야 한다. 취침 시 상체 부위를 약간 높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환자용 침대가 아닌 일반 침대에서 상체를 높이고 자는 것이 쉽지 않지만 베개나 쿠션, 이불 등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복부 비만인 경우 복부 지방이 복압을 높여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복압을 낮추기 위해 체중을 줄이고, 허리띠를 꽉 졸라맨다든지 꽉 끼는 바지를 입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