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임플란트 사후보장제 기준 없어 의료분쟁 초래
[쿠키 건강] #담배인삼공사에 다니는 김영호 부장(49‧남‧가명). 그는 얼마 전 시술받은 지 7년 정도 된 임플란트가 음식을 씹는 중 풀려 시술받았던 치과에 방문해 재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황당하게도 7년 전에 받았던 임플란트 시술비를 그대로 지불해야만 했다. 해당 치과 보장기간이 3년으로 제한됐기 때문.
#직장인 최영미(36‧여‧가명) 씨도 시술받은 지 불과 1년 반 밖에 안 된 임플란트에 염증이 생겨 발치하고 다시 임플란트를 심었지만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치과는 저렴한 값에 진료를 받았기 때문에 환자 부주의로 인한 임플란트 발치 시 그에 따른 진료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고.
이처럼 값비싸게 임플란트를 시술받고도 정작 문제가 생겨 재시술 받을 경우 진료비전액을 지불해야만 해 치과에 대한 환자 불만이 날로 커지고 있다.
치과는 경쟁치과보다 저렴하게 진료했다는 이유로 혹은 보장기간이 지났다는 것 때문에 보장을 거부, 환자는 비싼 진료비를 들여가며 시술 받은 임플란트가 몇 년 써보지도 못하고 고장 났는데 당연히 치과에서 보장해야 맞지 않나 등 제각기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상반된 주장은 자칫 환자와 치과 간 소송으로 이어져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소속 회원고충처리위원회 추산 연간 수백 건의 의료분쟁을 초래하기도 한다.
한편 보장기간을 놓고 분쟁이 끊이질 않은 상황에서 최근 치협 소속 인준학회가 임플란트 보장기간에 대해 환자 설문조사를 실시해 눈길을 끈다.
◇환자, ‘평생’동안 임플란트 보장해야
학회의 설문에 따르면 임플란트 재진 시 치료비용의 100%를 지불하겠다고 응답한 환자는 3.3%에 불과했다. 또 환자 52.8%가 임플란트 시술 후 보장을 ‘평생’ 동안이라고 답했다.
환자 입장에서 목돈 들여가며 시술받은 임플란트가 반영구적이라 심어도 향후 몇 년 밖에 못 쓴다면 과연 누가 임플란트를 시술받을까. 그렇기 때문에 보장이라도 잘 받아야 한다는 심리가 외적으로 잘 드러난 설문이다.
이에 이상복 치협 홍보이사는 “치의학회에서 현재 임플란트 보장기간에 대해 그 기준과 범위를 제정 중에 있다”며 “현재로써는 원장 개개인의 치과 운영 및 시술 후 보장기간 등의 진료영역에 대한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또 “보장기간이 없는 치과는 그만큼 저렴하게 진료하기 때문에 시술 전 환자에게 분명 무(無)보장에 대한 고지를 할 것”이라며 “싼 게 비지떡이라고 임플란트도 이미 치과 간 가격 경쟁이 심각하기 때문에 환자가 제대로 판단하고 진료 받는 것 밖에는 다른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값비싼 임플란트, 사후관리는 안해주나요?”
입력 2010-01-19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