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최상숙 식품의약품안전청 화장품심사과 과장>
[쿠키 건강칼럼] 화장품에 흔히 사용하는 성분 중에 ‘계면활성제’가 있다 이번에는 이 계면활성제라는 성분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볼까 한다. 화장품의 세계에서 계면활성제는 빠질 수 없는 성분 중 하나다.
‘화장은 하는 것 보다 지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그 지우는 것을 돕는 성분이 바로 계면활성제다. 세정성분이 있어 주로 샴푸나 비누 등 클렌징 계열에 많이 쓰인다. 중요한 것은 계면활성제도 한 가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가 있어 그 종류의 특성에 따라 만들어지는 제품도 다르다는 것이다.
계면활성제는 한 분자 내에 물을 좋아하는 친수성기(hydrophilic group)와 기름을 좋아하는 친유성기(lipophilic group)를 함께 가지는 물질로, 제품의 기본구성에 따라 기능적 분류로는 물과 기름이 잘 섞이게 하는 유화제, 소량의 기름을 물에 투명하게 녹이는 가용화제, 피부의 오염물질을 제거해 주는 세정제, 고체입자를 물에 균일하게 분산시켜 주는 분산제로 나누어진다.
계면활성제 종류에는 양이온계면활성제(cationic surfactant), 음이온계면활성제(anionic surfactant), 양쪽성계면활성제(amphoteric surfactant), 비이온성계면활성제(nonionic surfactant)가 있다.
먼저 양이온계면활성제는 헤어린스, 헤어트리트먼트 등에 사용되며 수용액에서 이온화해 활성제의 주체가 양이온이 되는 것을 말한다. 살균소독작용, 정전기 발생 억제 작용 등이 있다. 그 성분으로는 염화알킬트리메칠암모늄, 염화디알킬디메칠암모늄, 염화벤잘코늄 등이 있다. 음이온계면활성제(anionic surfactant)는 세정작용, 기포형성작용이 우수해 비누, 샴푸, 폼클린징 등에 사용된다. 계면활성제 중 수용액에서 이온화해 활성제의 주체가 음이온이 되는 것이다. 스테아릭애씨드,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LES) 등이 여기에 속한다.
양쪽성계면활성제(amphoteric surfactant)는 세정작용이 있고 저자극성으로 저자극 샴푸, 베이비 샴푸 등에 사용된다. 수용액 중에서 이온화해 주어진 조건에 따라 양이온도 음이온도 될 수 있다. 알킬디메칠아미노초산베타인, 알킬아미드프로필디메칠아미노초산베타인, 2-알킬-N-카르복시메칠-N-하이드록시에칠이미다졸리늄베타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
비이온성계면활성제(nonionic surfactant)는 저자극성으로 클렌징크림의 세정제, 화장품의 유화제로 사용된다. 수용액 중에서 이온화되지 않는 계면활성제를 비이온계면활성제라고 한다. 세틸알코올, 스테아릴알코올, 코카미도프로필아민옥사이드, 폴리소르베이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세정제품을 구매해 보면, 제품표기에 HLB(hydrophilic lipophilic balance)은 4.5~5.5, 6.0, 10.5 등으로 수치가 표시돼 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계면활성제가 물에 잘 녹는지 그렇지 않은지 척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HLB가 높을수록 물에 잘 녹는 것이고 HLB가 낮을수록 물에 잘 녹지 않는 것을 나타낸다.
계면활성제는 표면장력을 낮춰 계면을 활성화시키는 성분으로 세정제계면활성제, 유화제계면활성제, 거품촉진제계면활성제, 친수제계면활성제, 가용화제계면활성제, 현탁화제계면활성제로 나뉜다.
▲거품촉진제(Surfactants-foam boosters)= 다른 계면활성제들의 거품형성 능력을 증대시키는 계면활성제는 디소듐라우레스설포썩시네이트, 라우라마이드디이에이, 라우라민옥사이드, 라우릴알코올, 세테아릴알코올, 스테아라마이드엠이에이, 스테아라민옥사이드, 스테아릴알코올, 아세트아마이드엠이에이 등이 있다.
▲세정제(Surfactants-cleansing agents)= 피부나 모발의 세정을 위해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디소듐라우레스설포썩시네이트, 디옥틸소듐설포썩시네이트, 라네스-20, 라네스-25, 라네스-40, 라놀린애씨드, 리놀레익애씨드, 베헤닉애씨드, 소듐라우릴설페이트(액), 소듐메칠라우로일타우레이트(액) 등이 있다.
▲용해보조제(Surfactants-solubilizing agents)= 비가용성 물질의 용해를 도와주기 위해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라네스-20, 라네스-25, 라네스-40 등이 있다.
▲유화제(Surfactants-emulsifying agents)= 표면장력을 낮춰 서로 섞이지 않는 액의 유화를 위해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글리세릴리시놀리에이트, 글리세릴스테아레이트SE, 글리세릴로지네이트, 라네스-5, 라네스-10, 라네스-15, 라놀린, 라우트리모늄클로라이드,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 세트리모늄클로라이드, 소듐이소스테아로일락테이트, 소르비탄라우레이트, 소르비탄스테아레이트, 소르비탄올리에이트, C12-13파레스-10 등이 있다.
▲친수제(Surfactants-hydrotropes)= 다른 계면활성제의 수용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디소듐라우레스설포썩시네이트, 디옥틸소듐설포썩시네이트, 라우라민옥사이드 등이 있다.
▲현탁화제(Surfactants-suspending agents)= 용액 내에 불용성 고체의 분산을 도와주기 위해 사용되는 계면활성제에는 벤잘코늄클로라이드(액), 벤제토늄클로라이드(액)등이 있다.
▲기타(Surfactants-miscellaneous)= 기타의 계면활성제로는 라네스-5 등이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용어들은 전문용어와 한자용어가 많아 자칫 들으면 굉장히 어려운 말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화장품의 성분표시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들이다. 어떻게 보면 화장품의 가장 기본적인 정보라고 할 수도 있다. 화장품은 이처럼 정밀화학의 한 분야로 첨단과학기술이 접목된 분야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들은 전문가들이 다양하고 복잡한 재료들을 배합해 테스트를 마친 검증된 제품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화장품 회사들이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각 회사에 따라 배합방식, 배합비율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립스틱, 같은 파운데이션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와도 미세한 차이가 있다. 그 차이가 내 피부에 맞고 안 맞고를 결정하기도 한다.
4차례에 걸쳐 화장품의 성분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요즘은 DIY라고 해서 직접 만들어 쓰는 화장품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가 만들 경우 위에서 언급했던 배합방식, 배합비율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화장품 성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중요하다. 이 성분들에 대해 잘 알아야 피부에 독이 되지 않는, 상처를 주지 않는 화장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은 나를 가꾸는 아주 중요한 도구다. 어느새 여성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고, 남성들에게도 필요성이 인식되고 있는 요즘이다. 무엇이든 마찬가지지만 알고 사용해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화장품은 더욱 그렇다. 내 피부에 닿는 것이지 않은가.
[화장품, 제대로 알고 씁시다(9)] 화장품에 사용되는 성분들은 무엇이 있나요?④
입력 2010-01-15 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