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절정 ‘비염’, 원인은?

입력 2010-01-13 17:46
코 뼈·비중격 연골 함께 휘면 숨쉬기 불편, 비염 증상 유발

[쿠키 건강]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생활이 힘든 K군(26·남). 코 막힘에 재채기까지 심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감기인가 싶어 병원을 찾았는데 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없던 비염이 왜 갑자기 생긴 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넘겼다. 얼마 전 오랜 만에 고등학교 동창회에 나간 K군은 코 모양이 변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 여름 워터파크에서 놀다 어떤 사람 머리에 코를 찧어 얼얼했는데, 그 때 당한 부상 때문에 코가 살짝 휜 것. 크게 개의치 않고 지내 왔는데, 말을 듣고 나니 신경이 쓰여 성형외과를 찾았다. 그런데 더욱 놀란 건 없던 비염이 생긴 이유가 그때 당한 부상으로 코가 휘어 생긴 것이라는 의사의 설명이었다.#

얼굴 중심에 서 있는 코는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다. 반듯하고 오뚝한 코는 또렷한 이미지를 주지만, 휘거나 매부리코의 경우 고집스러워 보이거나 강한 인상을 풍겨 콤플렉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미(美)를 위해 코 성형을 선택한다. 하지만 휜 코의 경우 건강상의 이유로 코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특히 코는 약한 충격에도 쉽게 손상되는데, 외상 후 회복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뼈가 튀어나와 매부리코로 변하거나 코가 휘게 된다. 선천적으로 코가 휜 경우뿐 아니라 외상으로 인해 휜 코는 비염, 축농증 등에 쉽게 걸릴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드림성형외과 롯데호텔 잠실점 통계에 따르면 내원한 코 수술 환자 중 24%가 휜 코 수술 환자였으며 이 중 86%가 비염 등 코 질환의 문제로 수술을 받는 환자다. 휜 코 수술환자의 대부분이 비염 등 코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격한 운동이나 사고 등 외상으로 인해 휜 코, 비염의 원인

보통 비염의 원인은 선천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과격한 운동이나 교통사고 등 후천적으로 코를 다친 후 휜 코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비염이 생기면 코가 자주 막히고 콧물이 나 숨쉬는 데 힘들 뿐 아니라 집중력까지 떨어지는 등 생활에 지장을 많이 받게 된다. 코가 휘면 대개 뼈 뿐 아니라 코를 좌우로 나누는 비중격 연골도 같이 휘는데, 이를 비중격만곡증이라고 한다. 비중격 연골의 휜 정도가 심할 경우 한 쪽 콧구멍 폭이 좁아져 숨 쉬는 것이 불편해진다. 이렇게 되면 비염이나 축농증, 코골이 증상을 유발하고, 코를 통해 뇌로 보내지던 산소량이 줄어들면서 집중력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비염이 심한 경우엔 코 뼈와 비중격 연골을 바르게 펴주는 휜 코 수술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뼈와 비중격 연골이 반듯해지면 공기의 흐름이 원활해져 비염 등 코 질환 증상이 호전된다.

◇휜 코 교정 시 뼈만 바로 세우면 코 질환 호전 효과 없어

휜 코는 건강상의 문제와 더불어 콧구멍의 크기가 비대칭으로 보이는 외적인 문제까지 동시 발생한다. 휜 코란 콧등에서 코끝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S형이나 C자형으로 휘어 있거나 또는 어느 한쪽으로 비스듬히 비뚤어져 있는 코를 말한다. 드림성형외과 롯데호텔 잠실점 김상태 원장은 “휜 코 수술은 단순히 코를 높여주는 미용적인 측면뿐 아니라 코 내부 뼈를 다시 교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뼈를 절골시켜 모양을 바로 잡아주고 휘어진 비중격 연골을 제거하거나 교정을 해줘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코를 높여주는 융비술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휜 코는 콧대나 코끝이 휘어지면서 덩달아 코끝의 높이와 모양도 함께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혹 휜 코 교정 시 뼈만 바로 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엔 코 질환 호전에 효과가 없을뿐더러 여전히 휘어있는 연골로 인해 뼈가 다시 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김 원장은 “일반적인 코 성형과 달리 부상으로 인한 휜 코 수술은 뼈를 깎아 맞추고 코의 2/3를 차지하는 연골까지 바로 잡아줘야 하는 어려운 수술인 만큼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코는 약한 충격에도 쉽게 손상을 받기 때문에 코를 부딪친 당시에 큰 이상이 없더라도 병원을 찾아 X-ray 및 코 CT로 뼈에 이상이 있는지 검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코 부상을 당한 후 코 뼈 모양을 바로 잡겠다고 손으로 콧등이나 코끝을 누르거나 만지면 더 심한 변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