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흔히 당뇨병에 걸리게 되면 다식(많이 먹음), 다갈(목이 마름), 다뇨(소변량이 많아짐) 등 삼다(三多) 증상을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식이 아니라 다갈과 다뇨와 함께 ‘이유없는 체중 감소’가 당뇨병의 세가지 주요 증상이다.
하지만 당뇨병을 진단 받았을 당시 이미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당뇨병이 진단 전 오랜 무증상 기간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진단을 받았을 때 만성 합병증으로 인해 시력 감퇴나 손, 발의 저림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져 있는 기간에 비례하여 당뇨병의 합병증(망막병증, 신장병증, 신경병증,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등)의 위험이 높아지는 질병이다. 그러므로 증상이 없는 시기에도 적극적으로 당뇨병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당뇨병 진단 초기에 혈당 조절을 철저히 한 경우에는 향후 혈당 조절도 훨씬 수월할 뿐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합병증 예방 효과가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45세 이상 성인이라면 정기적으로 당뇨병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당뇨병의 주요 증상
당분은 신체에 필수적인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신장에서 혈액이 걸러질 때, 당분은 모두 혈액으로 재흡수 되게 되어 소변으로 빠져나오지 않는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은 식사 후에 혈당이 80~140mg/dL 내외로 조절되기 때문에 소변에 당이 검출되지 않지만, 당뇨병으로 혈당이 높아지게 되면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온다.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올 때, 삼투압 등에 의해 물도 함께 빠져 나오기 때문에 소변량이 많아지게 된다.
소변량이 많아지므로 갈증을 자주 느껴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또한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곧 영양분이 빠져 나간다는 것으로 체중 감소가 뒤따르게 된다.
그러나 당뇨병이 생겼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목이 마르고 소변을 많이 보는 증상을 호소하지는 않는다. 당뇨병 진단 기준에 들어오지만, 혈당이 비교적 높지 않은 경우에는 보통 증상이 없다. 오히려 성인병으로서의 당뇨병(제2형 당뇨병)은 대게 무증상으로 수 년이 지난 후에 진단되는 게 일반적이다.
피로감과 혈당의 관계는
피로감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다양한 질환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질환 없이 스트레스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혈당이 많이 올라가면 피로감이 생기게 되지만, 일반적인 당뇨병의 증상은 아니다. 오히려 당뇨병은 발병해도 초기에는 어떤 증상도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45세 이상에서는 반드시 당뇨병에 대한 선별 검사를 시행하는 게 좋다. 선별 검사에서 당뇨가 없는 것으로 나오는 경우에도 3년에 한 번 씩은 당뇨에 대한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과체중이거나 고지혈증, 고혈압이 있는 경우나 가까운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45세 이전부터도 당뇨병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급격한 체중증가가 당뇨병의 신호?
당뇨병의 치료약제 중 일부는 몸무게가 늘게 할 수 있지만, 당뇨병 자체가 체중을 늘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심한 고혈당은 몸무게가 줄어든다.
당뇨병 환자 중 비만한 사람들이 꽤 많은 것은 당뇨병의 결과라기보다는, 당뇨병의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임으로써 혈당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와 동반되는 합병증, 즉 뇌졸중 등의 뇌혈관질환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과도 직접 연관돼 있다.
대부분이 증상 없는 제2형 당뇨병
당뇨병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세포의 파괴로 인한 제1형 당뇨병과 인슐린 분비 부족 및 인슐린 저항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 기타 특정 질환으로 인한 당뇨병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성인병으로서의 당뇨병 대부분은 ‘제2형 당뇨병’에 속한다.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 당뇨병이 제2형 당뇨병으로 제2형 당뇨병의 경우, 발병 당시 수년 동안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차츰 혈당이 올라가게 되어 심한 고혈당이 발생하게 되었을 때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성인도 정기적인 당뇨병에 대한 선별 검사가 꼭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도움말·보라매병원 내분비내과 구보경 교수(서울의대)>
침묵의 질환 당뇨병… 모르는 새 합병증까지
입력 2010-01-13 0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