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최현(압구정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Q. 감기에 걸리면 자꾸 토하고 설사를 해요
#두 돌이 되지 않은 남자아이인데 감기에 걸리면 열흘씩 앓곤 해요. 문제는 감기에 걸리면 평소보다 더 자주 토한다는 점입니다. 평소에도 토를 토해서 걱정이었거든요. 열은 많이 안 나는 데 설사를 자주 해 탈수현상이 일어날까 걱정입니다.
A. 아이가 평소에도 자주 토하거나 장염에 걸린다면 소화기가 약한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아직 두 둘이 되지 않았다면 아이의 먹을거리에 더욱 신경을 써주세요. 소화기에 부담을 주는 밀가루, 초콜릿, 탄산음료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음식을 잘 조절하는데도 자주 토한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살펴야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만 2세까지는 위 입구의 괄약근이 약해서 쉽게 토하곤 합니다. 단 싫은 것을 먹으면 습관적으로 토하는 신경성 구토는 아닌지 확인해야 하며 토사물에 녹색·빨간색이 섞여 있는지, 구토하면서 아이가 늘어지거나 배가 빵빵해지지는 않는지 살펴 그런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의 자세한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는데 열이 별로 없으면서 구토하고 설사할 때는 탈수의 위험이 있으므로 보리차나 달짝지근한 설탕물 등을 자주 먹여 탈수를 예방해야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체질상 소화기능이 약하고 냉하기 쉬우므로 소화하기 쉽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소화하기 힘든 지방질 음식이나 찬 음식과 날 음식은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하기 쉬워 피하도록 하세요. 대추차나 구기자차를 꾸준히 먹이고 만성적으로 설사를 하는 아이라면 3개월 정도 유산균을 먹이거나 마죽을 자주 끓여줘도 도움이 됩니다.
Q. 감기만 걸리면 꼭 중이염이 생겨요
#여섯 살 여자아이인데 감기에 걸리면 늘 귀가 아프다고 합니다. 병원에 가니 중이염이라고 해 치료를 했는데 그 후에도 감기에 걸리면 자꾸 중이염으로 발전해 걱정입니다.
A. 중이염은 콧물이 오래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귀와 코는 연결돼 있어 콧물이 오래가면 귀에도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죠.
따라서 우선 아이가 감기에 걸리거나 중이염에 자주 걸릴 때는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면서 방안 습도는 55% 이상, 온도는 20~25℃로 맞춰 아이의 코가 막히지 않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콧물이 날 때는 코를 한쪽씩 풀어주어 귀로 가는 압력을 줄여주면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감기는 무조건 빨리 고쳐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에 아이가 초기에 중이염 증상을 보여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이염으로 인해 온몸에 열이 끓지 않는다면 일단 지켜봐주세요. 특히 급성중이염은 보름 정도면 자연스럽게 나을 확률이 80% 정도이기 때문에 초기부터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Q. 아이가 감기에 자주 걸린다고 편도 수술을 하자네요
#우리 아이는 감기에 자주 걸려서 한 달에 한 두 번씩 병원에 가곤 했습니다. 감기에 걸리면 먼저 목부터 쉬더라고요. 병원에서는 아이의 편도가 크다면서 열이 많이 오르니까 고생시키지 말고 수술을 해주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네 살인데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편도 수술을 받으면 정말 감기에 안 걸릴까요?
A. 편도는 보통 2~3세부터 비대해져 입천장 밖으로 튀어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입학할 때 쯤 점점 더 커져 8~10세 때 최고로 커지고 그 후 점점 작아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따라서 평소 자주 입을 헹구는 등 관리해주면 편도의 부종도 조절할 수 있고 감기에 걸렸을 때도 쉽게 낫습니다. 아이가 감기에 자주 걸린다고 무조건 편도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 아이가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하거나 자주 구토할 정도로 편도가 큰 경우, 잠잘 때 숨을 안 쉬는 일이 잦거나 가끔 자면서 호흡이 길어지는 무호흡증세를 보일 때는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관찰해 숨 쉬는 것을 방해하는지 살피고 절제수술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박하나 유자차를 꾸준히 먹이면 목 쪽에 뭉친 열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됩니다.
Q. 감기에 걸리면 찬 것만 찾아요
#여섯 살 남자아이인데 감기에 걸리면 약 먹고 괜찮아졌다 싶다가 또 기침을 하곤 해요. 열은 많이 안 나지만 기침하다가 토하는 일이 많고요. 속이 더워서 그런지 감기에 걸려도 찬 것만 찾아요. 그냥 먹여도 되는지 궁금하네요.
A. 아이가 속열이 많은 경우입니다. 그럴 때는 치커리나 양상추, 시금치 등 채소를 많이 먹이고 단것, 매운 것, 튀김, 밀가루 음식 등은 줄여야 합니다. 또 속열이 많은 아이는 시원한 곳이나 찬 곳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자는데 이때 그냥 놔두거나 창가에 머리를 두고 자도록 방치하면 감기에 더 잘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아이가 찬 것을 좋아한다고 찬 것만 주면 소화기가 쉽게 차가워져 몸속의 열이 더욱 움츠려듭니다. 속열은 운동을 통해 근육을 마찰시켜 땀을 내거나 채소를 충분히 먹여 대변을 통해 내보내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영지차는 면역력을 강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속열을 풀도록 도와줘 효과적입니다.(*이 글은 도서 ‘세 살 감기 평생건강 좌우한다’(위즈덤 하우스)에서 일부 발췌)
[세살감기 평생건강 좌우한다] ⑥ 사례로 풀어보는 우리 아이 감기퇴치법
입력 2010-01-11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