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분유서 3년간 8차례 대장균 검출

입력 2010-01-11 11:51

06년 11월이후 11개 제품서 사카자키균 등 오염 적발… 안전 불감증 심각

[쿠키 건강] 우리 아기가 대장균에 오염된 분유를 섭취했다면 부모 입장에서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지난 7일 매일유업 분유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2’에서 아기가 먹으면 자칫 뇌수막염이나 각종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대장균이 검출돼 영유아 아이를 둔 부모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매일유업 분유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것이 이번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분유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이번에 적발된 대장균 분유를 포함해 지난 06년 11월 이후 불과 3년 남짓 기간 동안 8차례나 11개 제품에서 위해세균이 검출됐다. 이는 불과 4~5개월에 한 번꼴로 매일유업 분유에서 위해세균이 검출된 것으로 매일유업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임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먼저 △06년 11월 베이비웰 소이1(식약청) △07년 4월 베이비웰 아기설사(식약청), 3년정성 유기농쌀이유식(식약청), 베이비사이언스맘마밀1(식약청) △07년 8월 유기농 산양분유1(수의과학검역원) △09년 7월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1(수의과학검역원) 등에서는 수막염이나 장염의 원인이 되는 맹독성 대장균인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

또 07년 6월 베이비 사이언스 맘마밀에서 바실러스세레우스균(식약청)이, 같은 해 11월에는 유기농 맘마밀에서 유전자재조합식품(식약청)이 각각 검출됐으며, 최근에는 프리미엄급 제품인 프리리엄궁 초유의 사랑2(수의과학검역원)에서 대장균이 발견됐다.<표 참조>

◇대장균 분유, 뇌수막염·원인 모를 질병 초래 위험

학계에 따르면 사카자키균 등 대장균에 오염된 분유를 아기가 먹었을 경우 뇌수막염을 비롯한 원인모를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김창렬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생아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대장균에 오염된 분유를 먹게 되면 폐혈증에 걸릴 위험이 높고 심하면 뇌수막염까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또 “엄마들은 분유수유 시 먹다 남은 분유는 반드시 버려야 하며, 새로 끓인 물에 분유를 타서 수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엄지현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대장균은 설사와 혈변, 적혈구 파괴 등 직접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6개월 미만 영유아 가운데 면역 결핍이 있거나 2.5kg 미만의 저체중아에 특히 위험하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우리 아이에게 대장균 분유를?… 부모들 분노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유아 아이를 두고 있는 부모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임신 22주인 예비엄마 박은아(28)씨는 “유산하고 어렵게 아이를 얻었는데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한다면 어느 누가 안심하고 애를 낳으려고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해당업체들은 영유아 먹을거리 안전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얼마 전 둘째 아이를 가진 주부 장미선(31)씨는 “첫째 아이 때 모유량이 부족해 매일유업의 ‘궁’을 먹였는데 이런 사건이 발생해 황당하다”며 “첫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고 격분했다.

한편 매일유업 최동욱 대표는 지난 9일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지난해 연말부터 생산과정을 비롯한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있고, 홈페이지에 유아식 제품에 대한 원산지를 공개할 방침이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각오를 다지고 뼈를 깎는 자성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Tip. 분유 위해세균 예방수칙]

1.분유를 뜨거운 물(70℃ 이상)에 탄 뒤 흐르는 물로 식혀 바로 수유한다.
2.한 번 수유하고 남은 것은 버린다.
3.분유나 이유식 조제 시 젖병과 젖꼭지는 반드시 살균한다.
4.제품 개봉 뒤 가능한 빨리 소비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