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수술 성공적… 임신도 가능”

입력 2010-01-07 14:09

[쿠키 건강] “복잡한 수술이었지만 성공적이었다. 배변은 물론 임신도 가능하다.”

지난해 전국민의 공분을 일으켰던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가명)의 인공장기 이식 수술을 집도한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한석주 교수는 7일 수술 관련 브리핑을 통해 “8시간 동안의 긴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앞으로 정상적으로 배변을 볼 수 있는 등 상태가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수술을 끝낸 나영이는 앞으로 수술 경과를 지켜본 후 올 여름쯤 2차 수술을 할 예정이다. 한 교수는 수술이 모두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임신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한 교수와의 일문일답.

-나영이 수술 전 상태는.

“언론 보도만 통해서 접했을 때는 나영이 상태가 대장은 있고 항문이 없는 상태로 짐작했다. 하지만 사건 직후 피해 상처 치료를 위한 첫 수술로 대장이 없는 상태였다. 괄약근 손상은 예상보다 심하지 않았다.”

-앞으로 치료계획은.

“6일 수술은 8시간 동안 진행됐다. 수술 과정은 복잡했지만 계획대로 진행됐고 오늘 아침 회진에서 나영이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 퇴원할 예정이다. 퇴원 후에도 한 달에 한 번 외래진료를 해야 한다. 보통 3개월 지나면 2차 수술을 하지만 나영이는 학교를 가야하기 때문에 여름방학 때쯤 2차 수술을 할 예정이다.”

-어떤 수술이었나.

“배변주머니 이용하고 있어 인공항문이 필요 없도록 항문을 만들었다. 이번 수술 결과를 지켜보고 2차 수술을 통해 항문과 소장을 연결하게 된다.”

-인공항문과 배변주머니는 언제 제거하나.

“1차 수술로 항문을 만들었지만 수술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감염 우려(수술 부위에 대변이 묻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등이 있어 복원된 항문을 통한 배변은 아직 안 된다. 따라서 인공항문과 배변 주머니는 당분간 차고 있어야 한다.

수술 부위 상처가 아물면 인공항문과 배변주머니를 제거하고 복원된 항문과 소장을 연결할 계획이다. 그때부터 나영이는 인공항문과 배변주머니 없이 배변이 가능하게 된다.”

-배변능력은 정상인과 비슷한가.

“2차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소장과 항문을 연결한다면 대변을 하루에 3~4번으로 자주 보는 등 배변 기능이 80%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변감이 급하게 올 때나 설사를 하거나 했을 때는 조금씩 흐를 수 있다. 수술을 통해 위(胃)에서 소장으로 내려오는 내용물이 너무 자주 배변되지 않도록 소장을 부피를 늘려 변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만약 배변 기능이 정상인의 70% 이하로 내려가면 재수술을 해야 한다“

-대장을 복원할 방법은 없나.

“대장이식수술을 통해 복원할 수 있지만 현대 의학기술로는 이 수술을 했을 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게 더 많다. 대장이식수술 합병증으로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생식기능도 회복됐는가.

“사고 후 상처 때문에 섬유화가 진행돼 자궁과 양쪽 난소가 한 덩어리로 붙어 있어 임신이 어려울 수도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어제 수술 중에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영태 교수와의 협진으로 자궁과 난소 분리 수술을 시행했다. 자연임신이 가능할 것인지 추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겠지만, 나중에 생리가 시작되면 자연임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부위 상처는 어떤가.

“첫 번째 수술에서 조치를 잘 해 생각보다 양호한 상태다. 현재 정신적인 문제 빼고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질 쪽으로는 문제가 조금 있지만 수술이나 별도의 조치가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신체 변화에 따라 배변 보는 법을 다시 학습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나영이는 대장이 없어 좀 걱정이지만 다른 질환이나 사고 등으로 대장 없이 소장으로 배변 보는 환자도 많이 있다. 나영이가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

-치료비는 누가 부담하나.

“치료비는 세브란스에서 시술비와 진료비 전액을 부담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