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오래되면 장기 건강 의심해야

입력 2010-01-06 15:00

[쿠키 건강]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이현미(42·가명)씨는 오랫동안 지독한 변비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 종일 더부룩 답답한 것은 둘째치고라도 언제나 배 쪽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다보니 제대로 된 생활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다. 가끔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아 스트레스가 심해질 때는 고통의 강도도 훨씬 커진다. 제대로 일을 못 보면서 피로도 더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간혹 교감 선생님이 몸 상태를 물어볼 때가 있는데, 변비 때문에 이렇다고 말을 하지 못하니 심리적인 압박은 더욱 커지게 돼 이래저래 고민만 늘어간다.#

병으로 인정받지 않는 변비. 이 변비가 심해져 제대로 된 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생활 속의 불편 수준을 넘어서 만성피로를 비롯해 각종 생활 속 고질병으로 커지는 사례를 자주 찾아 볼 수 있다. 청결전문 클리닉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은 “생활환경이 바뀌면 변비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것이 오래 지속된다면 몸 상태를 정확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변비는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체내 장기의 건강 척도로 볼 수 있다”고 충고했다.

◇변비, 화장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변비를 정의할 때는 다음과 같다. 일주일에 변을 두 번 이하로 보거나, 대변이 심할 정도로 딱딱하고 굵거나 대변을 봤는데도 심할 정도의 잔변감이 있을 때는 변비로 봐도 된다. 이와 함께 변을 보는 것이 심할 정도로 어렵거나 양이 매우 적을 때도 변비로 보고 있는데, 이러한 증상이 석 달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 변비로 정의한다.

변비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화장실에서의 고통이 높아질수록 반비례해서 떨어지는 생활 속의 어려움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제대로 변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나 더부룩한 느낌이 있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장 속에 숙변이 가득 차 있으니 이른바 ‘똥배’가 두드러져 몸매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의 신경은 날카로워질 수 밖에 없다.

변비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인체 대사 후 필요 없는 것들이 배설을 통해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장기의 기능이 약해지면 배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그대로 몸속에 쌓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패가 시작되고 가스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만성피로와 거친 피부 트러블 등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며 위력(?)을 더하게 된다. 해우소한의원에 따르면 변비 때문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70% 가량이 소화기와 관련된 다른 합병 증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의들은 오랫동안 변비에 시달리게 되면 면역력이 약해져 다른 질환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석 달 이상 심한 변비 증상에 시달렸다면 반드시 전문 클리닉을 찾아 체내 장기 건강을 체크해 볼 것을 당부한다.

◇예방만 잘해도 변비는 금방 치료 된다

김 원장은 “변비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10명 중 6명 정도는 대부분 불규칙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제때 식사를 하지 않고 밤낮이 뒤바뀐 일을 하거나 운동부족인 사람들에서 변비환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채식 보다는 육식을 많이 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변비는 쉽게 찾아온다.

무엇보다도 변비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생활 습관이다. 아침에 입맛이 없다거나 늦잠을 자서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 대부분이 변비로 가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다이어트를 하면서 식사량을 줄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또한 변비로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쉽게 말해 ‘In Put’이 있어야 ‘Out Put’이 있는데, 무리한 다이어트로 식사량을 과다하게 줄이면 몸 밖으로 배출되어야 하는 노폐물도 그대로 흡수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식단을 구성할 때도 육식 위주의 식단은 가급적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채식을 하는 것이 변비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하루 충분한 양의 수분을 취하는 것이 좋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하루 동안 약 1,5리터에서 2리터 가량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문의들이 꼽는 변비를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은 하루 동안 약 1.5리터에서 2리터 가량의 충분한 수분 섭취와 섬유질이 풍부한 채식이다. 이와 함께 30분 정도 가벼운 걷기로 소화를 도와주고 장기의 긴장을 풀어주는 운동을 병행한다면 더욱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고 변비약만 찾는 것은 절대 금물. 변비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만성으로 확대되고 장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만큼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예방 습관을 철저히 해도 만성 변비에 시달린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가장 빠른 치료법이다. 한방에서는 감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소화기와 관련된 장기들이 손상을 입게 되고 변비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신경을 쓰거나 심한 스트레스는 소화를 관장하는 간과 비위에 손상을 입혀 대장 치료뿐만 아니라 모든 장기를 종합적으로 관찰해 원인 치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