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예방을 위해 삼계탕?…여름 보양식의 숨겨진 효능

입력 2009-08-03 11:13

[쿠키 건강] 복날하면 떠오르는 음식으로는 삼계탕, 추어탕, 보신탕 등이 있다. 복날 이렇게 따뜻한 음식을 찾아먹는 것은 이열치열이라고 하여 더운 여름일수록 속을 따뜻하게 하기 위함이다.

여름철 우리 몸은 외부의 기온상승으로 체온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피부 쪽으로 다른 계절보다 20~30% 많은 양의 피가 모이게 된다. 따라서 몸의 표면에는 열이 오르고 상대적으로 위장을 비롯한 내부 장기에는 피가 부족하고 속이 차가워진다.

게다가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냉면, 아이스크림 등 차가운 음식을 즐겨 먹어 속이 더 차가워지고 이렇게 속이 차면 소화기능과 몸의 저항력이 떨어지므로 초복, 중복, 말복 이렇게 삼복더위 때 따뜻한 음식을 챙겨 먹음으로써 속을 따뜻하게 해주며 땀을 배출시켜 열이 식히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여름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먹어온 보양식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효능 외에 또 다른 효능이 숨겨져 있다. 바로 피부 미용에도 좋다는 사실. 삼계탕, 추어탕, 보신탕이 어떻게 피부미용에도 도움이 되는걸까.

◇ 콜라겐을 먹자, 삼계탕= 복날에는 삼계탕집은 물론이고 튀긴닭, 구운 닭까지 닭집이 한마디로 대박 나는 날이다.

닭고기 중에서도 피부에 좋은 부위는 바로 닭날개. 닭날개에 많이 포함돼 있는 콜라겐은 피부 세포가 잘 자라도록 도와주고 탄력성을 부여해 주름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라마르클리닉 박상혁 원장은 “콜라겐 재생 능력은 흉터치료나 주름 개선에 꼭 필요한 요인인데 피부 노화에 따라 콜라겐이 감소하고 생성능력 역시 떨어지기 때문에 피부과에서는 프락셀과 같은 시술을 통해 인위적으로 진피의 콜라겐 재생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콜라겐이 피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 따라서 젊고 탱탱한 피부를 유지하고픈 여성이라면 닭고기를 먹을 때 날개 부위를 꼭 챙겨먹도록 하자.

닭튀김과 같은 음식을 여럿이 먹을 때에는 두 개뿐인 날개 또는 다리 같은 인기 부위를 서로 먹기 위해 눈치작전을 펼치기도 하는데 닭날개를 먹으면 바람을 핀다는 얘기도 다른 사람이 맛있는 닭날개를 먹고 피부까지 예뻐지는 것을 시샘해서 뺏기기 싫은 마음에 생겨난 말은 아닐까.

남들 눈치 볼 필요 없이 혼자 닭 한 마리를 뚝딱 해치우고 싶다면 삼계탕이 제격. 삼계탕은 닭 한 마리가 통째 들어간데 다 인삼, 대추, 마늘 등을 넣고 푹 고아 국물까지 영양이 가득한 요리다.

항간에는 임산부가 닭을 먹으면 아이의 피부가 닭살이 된다는 이야기 때문에 닭고기를 꺼리는 산모들이 있는데 이는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잘못된 속설에 불과하다. 삼계탕은 예로부터 산전 산후 몸조리를 위해 먹어온 음식이기도 하며 미역국에도 소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어 먹을 정도로 닭고기는 오히려 임산부 건강에 득이 되는 음식이므로 아이의 피부 걱정 말고 마음 놓고 먹어도 된다.

◇ 피부재생에는 달팽이크림 대신 추어탕= 본초강목에는 미꾸라지가 배속을 따뜻하게 덥혀주고 원기를 북돋우며 술을 빨리 깨게 할 뿐 아니라 발기불능에도 효과적인 강장식이라고 적혀있다.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통째 넣고 끓이거나 갈아서 끓이는 요리법으로 미꾸라지의 알과 난소에 많이 들어있는 비타민 A, D도 손실 없이 섭취할 수 있으며 뼈째 먹음으로써 일반적으로 칼슘이 많다고 알려진 멸치보다 더 많은 칼슘섭취가 가능한 식품이다.

닭고기에 피부미용에 좋은 콜라겐 성분이 있다면 미꾸라지에는 콘드로이틴황산이 있다.

미꾸라지의 미끈미끈한 점액질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콘드로이틴황산은 단백질과 결합해 콜라겐과 함께 세포 간 물질의 주성분을 이루며 우리 몸에서는 주로 연골, 진피 등에 존재한다.

박상혁 원장은 “콘드로이틴황산은 콜라겐과 마찬가지로 연령이 들수록 감소하며 부족하면 피부조직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세포조직이 쉽게 손상되며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진다. 따라서 콘드로이틴황산이 많이 함유된 추어탕을 먹는 것은 피부를 젊고 탱탱하게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콘드로이틴황산은 달팽이의 점액질에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추출하여 만든 달팽이 크림이 피부재생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비싼 달팽이크림을 바르는 대신 7000원짜리 추어탕 한 그릇이면 피부건강도 지키고 몸보신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보양식인가.

◇ 푸석한 피부 달래는 보신탕= 보신탕은 주로 남성들이 기력 증진을 위해 즐겨먹는 음식이지만 여성들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여 기력을 증진 시킨다고 한다. 몸이 여위고 아프거나 비장과 위장이 냉하고 무력한 데에 좋으며 여성의 경우 피부 미용에 좋고 대하증을 낫게 한다.

여성들은 개고기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보신탕은 원래 개장국으로 불려왔으며 육류가 귀하던 시절 가장 저렴하면서도 흔히 먹을 수 있던 고깃국으로 여름철 몸보신을 위한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 되어 주었다.

우리 몸은 단백질이나 지방 섭취가 너무 부족하게 되면 세포 조직의 재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질병에 걸리기 쉬우며 쉽게 지치고 피부도 푸석해진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기력이 약해지기 쉬운데 이럴 때 우리 선조들은 보신탕 한 그릇으로 기력을 보충하고 피부 건강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개고기에는 특수 아미노산 성분이 많은데 이 아미노산 조직이 사람과 가장 비슷해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기나 환자의 영양식으로도 좋은 음식이다.

올 여름 유난히 얼굴이 푸석하고 몸이 자주 피로하다면 보신탕의 효능을 시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