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 의원 7명에 대한 단수공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지역구에 단수공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홍익표 원내대표를 서울 서초을에 단수공천했다. 현재 지역구가 서울 중·성동갑인 홍 원내대표는 험지로 여겨지는 서초을로 옮겨 4선에 도전한다. 고민정(서울 광진을), 송기헌(강원 원주을), 민홍철(경남 김해갑), 김정호(경남 김해을), 김두관(경남 양산을),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현 지역구에서 단수 공천됐다.
민주당은 이날 24개 선거구에 대한 3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역 의원 7명과 원외 인사 3명을 합쳐 10명이 단수공천으로 확정됐고, 경선 지역구는 14곳으로 선정됐다. 1·2차 심사 결과까지 합하면 단수공천 지역구는 47곳, 경선은 37곳이다.
공관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단수공천자들은) 해당 기준의 기본을 충족했다”며 “논란 소지가 없는 지역부터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지역구도 경선을 원칙으로 하되 공천 적합도 조사에서 1, 2위의 격차가 20% 포인트 이상 나면 단수공천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험지로 분류되는 ‘낙동강 벨트’ 거점 지역구 현역 의원 4명을 서둘러 단수공천 후보로 정해 국민의힘에 맞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낙동강 혈투’의 대진표 일부도 윤곽을 드러냈다.
김정호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요청으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김해을로 지역구를 옮긴 조해진 의원과 맞대결한다. 경남 양산을에서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과 김두관 민주당 의원 간 ‘경남지사 출신’ 혈투가 전망된다.
서울 양천갑에서는 ‘친문 대 친명’ 구도가 형성됐다. 문재인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황희 의원과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인수위에 참여한 경력의 이나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이 맞붙는다.
민주당은 영입인재 4명도 전략지역구에 배치했다. 서울 강남을에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인천 부평갑에 노종면 전 YTN 기자, 울산 남갑에 전은수 변호사, 부산 사하을에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가 선정됐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전·현직 의원에 대한 이 대표의 불출마 권유가 ‘비선 논란’으로 비화하며 공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의 공천 비선조직으로 이른바 ‘경기도팀’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이 대표가 지난 13일 친명계 정성호, 박찬대 의원과 ‘심야 공천 회의’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회의에서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된 노웅래 의원은 ‘밀실 논의’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김병기 의원은 기자들에게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도 충북대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누가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냐)”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 일부와 통화한 것으로 확인돼 불출마를 권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한 의원은 “격려 전화였다. 돈봉투와 전혀 관련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박장군 신용일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