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량 2006년 이후 최저… 아파트만 ‘나홀로’ 증가

입력 2024-02-16 04:07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이한형 기자

지난해 전국 부동산 거래량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를 공개한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 거래됐다. 연간 매매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3년 연속 하락했다.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유형의 부동산 거래가 감소했다.

15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지난 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의 부동산 매매 거래량은 총 100만6019건으로 2022년 110만2854건에 비해 8.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던 2020년 193만5031건 이후 3년 연속 감소다. 거래 규모로는 절반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매매거래금액 역시 3년째 줄어들었다. 305조259억원으로 주저앉았다. 2022년 거래 규모는 312조187억원이었는데, 이에 비해 2.2% 떨어졌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아파트를 뺀 모든 유형의 거래 수치가 감소했다. 연립·다세대 유형의 거래량은 33% 줄어들었다. 가장 높은 하락률이다. 빌라 등에 집중됐던 전세 사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피스텔(32.8%), 상업·업무용빌딩(29.1%), 단독·다가구(26.7%), 토지(24.2%), 상가·사무실(20.6%), 공장·창고 등(집합)(13.8%), 공장·창고 등(일반)(13.2%) 순으로 하락률을 보였다. 거래 금액으로 보면 상업·업무용빌딩이 전년 대비 46.5% 감소해 전체 유형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아파트 유형은 전체 유형 중 유일한 상승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아파트 매매량은 37만7504건이었다. 2022년 25만6979건과 비교하면 46.9% 증가했다. 전국 17개 시도별 연간 거래량을 보면 서울이 지난해 3만3732건으로 전년 1만1922건 대비 182.9%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거래금액은 지난해 150조773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74조9973억원이었는데 101.0% 올랐다.

다만 연도별 추이에서는 호조세이지만 월간 거래량은 떨어지고 있다. 아파트 매매는 지난해 8월 3만6734건의 거래량을 찍은 이후, 같은해 12월 2만4079건까지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지난해 전국 부동산 매매시장은 2022년에 이어 유형별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대부분 하락하며 침체하는 분위기”라며 “아파트는 다른 유형에 비해 선방했지만, 최근에는 하락 흐름을 보여 고금리 기조가 완화될 때까지 부동산 시장 전반의 거래 둔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