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영업익 줄어든 카카오… 고강도 쇄신책 효과 볼까

입력 2024-02-16 04:04

카카오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8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2년 연속 감소하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잇단 사법 리스크로 고강도 쇄신에 나선 카카오가 향후 지속적인 외형 성장과 영업이익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8조10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019억원으로 11%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카카오의 지난 2022년 영업이익은 약 5640억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5%가량 감소했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189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2% 증가했다.


카카오는 광고, 커머스 등 ‘톡비즈’ 사업이 4분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톡비즈 분야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4% 증가한 5815억원을 기록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광고, 커머스의 성장으로 본체의 체력이 개선됐고, 계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비용이 효율화됐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해 인공지능(AI), 헬스케어, 클라우드 등 신사업(뉴 이니셔티브) 부문 손실 규모가 ‘피크(최대치)’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최혜령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뉴 이니셔티브 관련 손실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올해는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손실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는 신사업 사업 매출 규모를 오는 4~5월 투자 계획이 확정된 뒤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카카오는 AI 기술과 서비스를 결합해 비즈니스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AI 모델 기반의 카카오톡 요약하기 등 기능은 출시 한 달 만에 150만명이 이용했다. 2030세대가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카카오는 올 하반기 오픈채팅에 구독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카카오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800만명을 기록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 등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은 카카오는 최근 고강도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와 외부 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가 쇄신의 중심이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과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공동 의장을 맡은 CA협의체는 계열사에 대한 검증·보고 체계를 강화했다.

카카오는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도 앞두고 있다. 정신아 내정자는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카카오 대표로 공식 선임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는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가 신임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의 거취도 주목된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