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해 11월 영국 국빈방문 중 대통령실 행정관의 이메일이 북한에 의해 해킹당한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 ‘안보 무능’이라며 총공세를 퍼부었다.
이재명 대표는 14일 올린 ‘안보는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북한 무인기에 의해 대한민국 영공이 유린당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사이버 안보에도 구멍이 뚫린 것”이라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대통령실의 처참한 안보 수준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북한에 노출된 대통령의 일정과 행사 내용은 어찌할 것인가. 무능도 이런 무능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 고위관계자라는 사람은 모든 책임을 행정관에게 떠넘기며 정권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을 선보였다”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입만 안보’는 ‘무능 안보’이고, 무능한 아군은 적군보다 위험하다”며 “윤석열 정권은 이번 안보 참사의 진상부터 낱낱이 밝히고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국민에게 보고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안보 참사”라며 “해외 순방 중이라 한들 보안 프로토콜을 어기고 민간 포털 메일을 사용해 대통령의 일정과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이렇게 허술할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이어 “더욱이 윤 대통령이 작년 11월 영국 국빈방문 중 발생한 사건이라고 하는데 대통령실은 그저 꽁꽁 숨기기 바빴다는 말이냐”며 “입으로만 안보를 지키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윤 원내대변인은 또 대통령실의 보안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는데 개인 문제로 넘어가려 하다니 어처구니없다”면서 “윤석열정부는 안보 강화를 외치기 전에 안보 참사부터 막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한민국 망신은 용산 대통령실이 다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 정보위를 통해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필요하다면 정보위를 소집해 철저한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설명자료를 통해 “상용 이메일을 사용한 행정관의 개인 부주의에 따른 보안규정 위반이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순방 시작 전 (해킹 피해를) 사전에 포착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했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보안의식 제고 등 보안 강화를 조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특히 “외부의 해킹 공격은 상시화돼 있으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며 “대통령실 보안 시스템이 해킹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재발방지책에 대해 “무엇보다도 보안의식이 중요한 것 같다”며 “보안교육을 좀 더 철저히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통령실 시스템 보안에는 이상이 없고, (행정관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부주의하게 한 행위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대통령실 행정관이 업무과정에서 사용한 네이버 이메일이 북한에 의해 해킹당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 사실을 즉각 대통령실에 알렸다. 대통령실 공식 이메일은 보안 절차가 까다로워 일부 직원들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발생했을 때 외부 포털사이트 이메일을 함께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선 이경원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