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고 화상회의·게임까지… 싹 바뀐 ‘벤츠 E클래스’

입력 2024-02-15 19:11
MBUX 슈퍼스크린이 탑재된 더 뉴 E클래스 내부 모습. 센터페시아부터 동승석 바로 앞까지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연결된 형태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는 1947년 출시된 이후 전 세계에서 1700만대 넘게 팔린 주력 모델이다. ‘벤츠의 심장’이라는 별칭이 붙은 E클래스는 열 번의 변화를 거치며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국내에서 인기가 상당했다. 2016년부터 8년 연속 수입차 판매 모델 1위에 올랐고, 2022년 수입차 단일모델 최초로 누적 판매 20만대를 돌파했다. 한국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E클래스 판매 1위 국가에 오르기도 했다.

E클래스가 열한 번째 변형을 거쳐 돌아왔다. 2016년 10세대 출시 이후 8년 만에 완전변형된 모델이다. 지난 1일 더 뉴 E클래스 시승행사에서 ‘E300 4M 익스클루시브’ 모델을 타봤다. 주행 구간은 서울~파주까지 편도 약 65㎞다. 파주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는 조수석에서 신형 E클래스를 체험했다.

이번 E클래스는 이전 세대의 외관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벤츠는 “이번 완전변경의 핵심적인 부분은 디지털화와 개인화”라며 “E클래스에는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는데, 이전 세대에 비해 더욱 지능적이고 높은 학습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클래스의 외관. 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차 문을 열자 눈에 띈 것은 거대한 디스플레이 화면이다. 계기판 화면이 있고, 이와 별개로 중앙 디스플레이와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합쳐진 형태를 하고 있었다. ‘MBUX 슈퍼스크린’이라고 불린다.

MBUX 슈퍼스크린은 다양한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됐다. 애플뮤직, 멜론 등 음악 감상과 틱톡, 유튜브 등 동영상 시청뿐만 아니라 앵그리버드 게임까지 즐길 수 있다. 대시보드 상단에 탑재된 카메라를 이용해 온라인 화상회의도 참여하거나, 개인적인 사진과 비디오 촬영하는 일도 가능했다. 음향 성능도 한층 나아졌다. 신형 E클래스 실내에는 기존 14개에서 4개 늘어난 17개 스피커가 탑재됐는데, 선명한 음성을 제공했다.

흥미로운 건 중앙 디스플레이와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기자는 주행 중 조수석 화면을 통해 인터넷 검색을 하고, 유튜브로 아시안컵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다. 블루투스 이어폰 연결 기능도 탑재돼 있어 차 안 환경과 관계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즐기기 수월했다.

운전자가 주행 중 조수석 영상을 보면 어떻게 하냐는 안전상 우려가 제기될 수 있지만, 불필요한 걱정이다. 운전자가 눈을 돌리면 전면에 비치된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읽어 화면 밝기를 어둡게 했다. 운전자석에 앉은 기자는 “화면이 까맣게 보인다”며 “무엇을 하는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운전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 기능을 자동화하는 ‘루틴’ 기능도 생겼다. 온도 설정, 오디오, 주차 카메라 등의 차량 기능을 외부온도, 차량 속도 등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맞춰 자동화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12도 미만일 때 시트 열선을 켜지도록 설정하면 차량이 조건에 맞게 작동되는 식이다.

주행 성능도 뛰어났다. 놀라운 점은 정숙성이다. 차량의 속도를 높여도 소음이 크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안정적으로 나아갔다. 기본으로 탑재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영향이다. 신형 E클래스에는 4기통 가솔린엔진(M254)이 탑재됐는데, 최고출력 258마력에 최대 토크 40.8 ㎏f·m 성능을 갖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1초다.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1.6㎞다.

신형 E클래스의 가격은 7390만~1억2300만원이다.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E300 4MATIC 익스클루시브는 8990만원, E300 4MATIC AMG 라인은 9390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가장 저렴한 모델은 E200 아방가르드로 7390만원에 판매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