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을 훼손해 물의를 빚은 검사들이 법무부의 징계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총선 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자신의 징계위가 열린 14일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징계위가 열린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누구보다 윤석열 대통령을 잘 아는 제가 사이비 정권을 끝장내고, 윤석열 사단을 청산하기 위한 최선봉에 설 것”이라며 “국회로 나아가 김건희 종합특검법을 관철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주도하는 정당에 합류할 계획인지 묻자 “그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선택지인데 결정된 게 없어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뒤 징계위엔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치권에선 이 위원의 전북 전주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검은 이 위원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8회에 걸쳐 SNS 게시글 등을 통해 검찰 업무의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저해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고 법무부에 중징계를 청구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윤석열 사단’은 마치 전두환 하나회에 비견될 정도” 등의 발언을 했다. 이 위원은 지난달 8일 사직서를 냈다.
이른바 ‘한동훈 녹취록 오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지난 5일 법무부 징계위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위원은 지난해 1월 기소돼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전남 순천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현직 검사 신분으로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된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는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했고, 경남 창원의창 지역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직 국회의원을 만나 총선 출마를 논의해 물의를 빚었다가 출마를 포기한 박대범 광주고검 검사는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또 다른 지청이 수사하는 사건 피의자와 부적절한 식사 모임을 한 박용호 부산고검 검사는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그는 국민의힘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에 후보 공천을 신청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