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각국이 지출한 국방비가 2조2000억 달러(약 2930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는 13일(현지시간) ‘세계 군사력 균형 평가 보고서’에서 지난해 국방비 총액이 전년보다 9%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국방비 지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전 세계 국방비의 절반 이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 지출했다. 미국이 국내총생산(GDP)의 3.36% 수준인 9000억 달러(1200조원)로 40.5%를 차지했고, 나머지 나토 회원국이 17.3%였다.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국방비를 32% 늘렸다. 나토 국방비 목표인 GDP의 2%를 달성한 유럽 동맹국은 2014년 2개국에서 2022년 8개국, 지난해 10개국으로 늘었다. 러시아도 연간 정부 지출의 30% 이상인 1080억 달러(144조원)를 국방에 쏟았다. 러시아의 국방비는 우크라이나(310억 달러)의 3배를 넘었다.
IISS는 중국의 지속적인 국방비 증액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아시아에서도 안보 긴장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국방비는 29년 연속 늘어 지난해 1조5500위안(286조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전체 국방비의 43%다. 이에 대응해 대만도 올해 GDP의 약 2.6%로 사상 최대인 6068억 대만달러(25조원)의 국방 예산을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2024~2028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기간 국방예산을 총 348조7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일본은 2022년 11월 북한과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까지 GDP의 2% 수준으로 방위비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바스티안 기게리히 IISS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란 중심의 반미 세력 결집,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지에서 중국의 야심 등이 “전략적 불안정성과 세력 경쟁의 새로운 시대”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