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떡잎은 참으로 귀하지만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며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장강의 물은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3일 밤 페이스북에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발언과 글을 통해 인적쇄신 작업을 직접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향후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큰 폭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올드보이와 거부감 주는 인사 등이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된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같은 조건이면 국민은 언제나 변화를 원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당내 중진급 전현직 의원을 두루 접촉하고, 또 불출마 요청을 포함한 공천 관련 의견을 직접 전달하는 등 교통정리에 나섰다. 민주당 공천 논란의 뇌관이 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문제도 사실상 이 대표 의중에 따라 결말이 좌우될 전망이다.
그러나 파열음도 나왔다. 경기 광주을에 공천을 신청한 문학진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표가) 나이(만 69세) 등을 들어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직접 나섰다는 것은 ‘시스템 공천’이 깨졌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반면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순조로운 공천을 위해 정무적인 판단을 도와주는 거라 믿는다”고 두둔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15일 3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경선이 결정된 지역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개최하는 민생토론회에 대해 ‘총선 전 선심성 공약 남발’이라고 비판하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13일 부산에서 개최한 11번째 민생토론회에 대해 “신년 기자회견은 KBS 단독 대담 쇼로 대체하더니 총선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민생토론회라는 핑계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며 “공직선거법을 우습게 아는 윤석열식 관권 선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권선거저지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서영교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과 그 밑에 있던 공무원들의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평소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가 선거 때가 다 돼서 연천군 가서 ‘이거 하겠다’, 시흥시 가서 ‘이거 하겠다’고 발표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일까, 아닐까”라며 “저 같으면 이미 구속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 창당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단합과 연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국민 눈높이”라고 강조했다. ‘국민 눈높이’를 강조함으로써 ‘조국 신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이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에 입당해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