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초보 개발자 A씨(27)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코딩 프로그램으로 간단한 작업을 처리한다. 에러가 생기면 어디서 꼬였는지도 AI가 척척 찾아낸다. A씨는 14일 “코드를 짤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생각하지 못한 관용구(자주 사용하는 코드 형태나 패턴)를 AI가 알려줘 편리하다”면서도 “코딩 AI 성능이 더 좋아지면 내 자리를 꿰차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코드 생성 AI 기술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A씨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깃허브 등이 이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국내에서는 LG CNS가 코드 생성 AI에 최적화된 대형언어모델(LLM)을 공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AI 기반 코딩 도우미 툴을 개발한 스타트업 ‘코디움’은 6500만 달러(약 867억7500만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설립 후 7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5억 달러(약 6675억원)에 달했다.
이 스타트업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코딩 툴킷 서비스에 특화됐다. 프로그래머는 이 코딩 툴킷에 원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와 코드 방식을 자연어 방식으로 적어 넣는다. AI는 작업에 필요한 코드를 개발자 요청에 맞게 만들어낸다. AI가 만든 코드는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로도 번역된다.
코디움의 코딩 툴킷은 자체 개발한 LLM과 함께 오픈AI의 GPT-4를 이용한다. 코드 작성뿐 아니라 AI가 스스로 만든 코드를 설명하는 문서도 만들어낸다. 코딩 툴킷은 70개 이상 언어로 사용할 수 있다. 전 세계 프로그래머가 즐겨 사용하는 통합개발환경(IDE)에도 대응 가능하다.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Visual Studio Code), 제트 브레인(JetBrains), 이클립스(Eclipse), 주피터 노트북(Jupyter Notebook) 등 40개 넘는 IDE를 지원한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역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29일 메타는 700억 매개변수(파라미터)의 대형 코드 생성형 AI 모델 ‘코드 라마 70B’를 출시했다. 오픈소스로 제공되는 코드 생성 모델 중 매개변수 기준으로 가장 큰 모델이다. 시장 분석 전문 그랜드뷰리서치는 코드 생성 AI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25% 이상 성장해 1억600만 달러(약 1416억1600만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장에서는 코드 생성 AI가 아직은 개발자를 대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5년차 개발자 B씨는 “개발자가 하는 일은 현상을 보고 추상화한 모델링을 시스템에 구체화하는 일”이라며 “아직 AI가 이런 활동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8년차 개발자 C씨는 “AI로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단순 반복 업무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AI가 학습하는 데 필요한 고품질 코드를 생산하는 개발자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