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핑 애플리케이션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테무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테무의 한국 월간 사용자 수(MAU)는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5개월 만에 1200% 이상 급증했다. 저렴한 가격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내세우는 테무는 토종 쇼핑 앱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14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지난달 테무의 MAU는 459만1049명으로 지난해 8월(33만7225명) 대비 10배 이상(1261%) 증가했다. 같은 달 테무 앱의 신규 설치 건수는 222만건으로, 지난해 9월부터 쇼핑 분야 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테무의 인기 요인은 파격적인 가격이다. 이날 기준 테무에 올라온 운동화 중 판매량 1위 제품의 가격은 5400원이었다. 무료 배송·무료 반품(주문당 1회)도 소비자를 유인하는 요소다. 다만 긴 배송 기간은 테무의 걸림돌이다. 이날 테무에 올라온 상품들의 예상 배송 기간을 살펴보니 최소 일주일 남짓이었고, 12일까지 걸리는 제품도 있었다.
테무는 광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리서치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테무가 지난해 4분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집행한 광고 비용은 전년 대비 각각 318%, 101% 증가했다. 업계는 테무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에도 광고 집행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네이버 플랫폼에 데이터베이스(DB)를 연동해 광고를 집행 중이고, 테무 역시 광고 집행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테무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슈퍼볼 경기 전후로 총 5건의 TV 광고를 방영했다. CNN에 따르면 슈퍼볼 경기 TV 광고는 30초당 700만 달러(약 93억원)가량이 든다. 테무는 슈퍼볼 때 경품 프로모션에는 1500만 달러(약 200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한국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도 국내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상품 판매 채널인 ‘케이베뉴’에 입점할 국내 판매자를 모집 중이다. 현재 LG생활건강, 한국P&G, 깨끗한나라 등이 입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당분간 케이베뉴 판매자로부터 입점 및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을 방침이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한국에 물류 센터를 설립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도 밝혔다. 배송 기간 단축을 위해서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달 기준 국내 MAU는 약 561만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2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 업체가 없다”며 “다른 시장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중국 앱의 약진을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