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韓 경제성장률 전망 2.2% 유지

입력 2024-02-15 04:07
최상목(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지난해 11월)과 같은 2.2%로 유지했다.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띠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고금리 국면 장기화로 인한 내수 부진과 중동전쟁 및 중국 부동산 경기 악화는 향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리스크로 꼽힌다.

KDI가 14일 발표한 ‘2024년 2월 경제전망 수정’에 따르면 KDI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전망치(2.2%)와 같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전망치(2.3%)보다는 0.1% 포인트 낮다.


반도체 업황의 호황세가 올해 경기 반등을 이끄는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수출은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이러한 부분이 전체 경기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이에 경상수지 흑자도 기존 430억 달러 내외에서 560억 달러로 올려잡았다.

문제는 내수와 수출의 괴리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내수 부진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KDI는 민간소비 전망치를 기존(1.8%)보다 낮은 1.7%로 내려잡았다. 민간소비를 구성하는 서비스, 상품 소비가 전부 부진한데 금리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상품 소비의 위축세가 더 두드러진다고 봤다. 제조업 내 ‘양극화 현상’이 관찰되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앞서 KDI는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3.9%) 생산이 전월(-2.5%)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 부문도 고금리 여파에 위축된다는 전망이다. KDI는 설비투자 증가율을 기존보다 0.1% 포인트 낮춘 2.3%로 제시했다. 건설투자도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건설투자는 기존 전망(-1.0%)보다 하향조정 폭이 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수 부진에 따라 기존보다 0.1% 포인트 내린 2.5%로 전망했다.

KDI는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의 경기 부진을 꼽았다.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도 건설투자 위축을 부추길 수 있다. 정 실장은 “중동의 전쟁 격화로 유가 상승, 운송 차질이 발생하면 생산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며 “국내 부실 건설업체들이 구조조정을 질서 있게 못 한다면 신용 경색이 발생해 실물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