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 길이 막혔을 때 하나님은 사람의 계획을 뛰어넘는 방법을 예비하신다.
중국에서 두 번째 추방을 당한 뒤 한국에서 다음 사역을 준비할 때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 터졌다. 대면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어떤 사역도 할 수 없던 시기에 ‘가정 선교’에 눈을 떴다. 선교지에서 이혼 등 위기 상황에 놓인 현지인 가정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던 게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게 된 동기 중 하나였다. 이루리(56) 대만 선교사 이야기다.
이 선교사 부부는 20년간 중국 장시성과 동북3성에서 교회개척과 신학교 사역을 하다 2019년 8월 또다시 추방을 당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 선교사는 우연한 기회에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가 가정사역자를 양육하기 위해 만든 ‘가정사역 MBA 과정’(4학기)을 수강했다. 코로나 중이었지만 비대면 온라인 강의에 참여하는 건 제약이 없었다.
이 선교사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크리스천들이 신앙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동안 선교지 필요를 잘 알고 있었기에 이들을 바로 세우는 사역에 관심도 컸다”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MBA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을 곧바로 사역에 적용했다. MBA 1학기 과정을 마친 2021년 10월부터 매주 한 차례씩 ‘영유아 부모교실’ ‘청소년 부모교실’을 주제로 한 온라인 모임을 1년간 이어갔다. 모임에서는 가정사역에 관한 내용과 함께 말씀도 나눴다.
이 선교사는 “중국에서는 어린이들이 교회에 출석할 수 없기 때문에 신앙교육에 대한 갈급함이 더 큰 것 같다”며 “이 모임을 통해 현지인들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2022년 11월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만 타이난에서 제2의 사역을 시작한 그는 이곳에서도 위기가정 회복 사역을 할 예정이다. 하이패밀리에서 ‘가정 선교사’로 파송받은 그는 “대만에는 조부모와 부모, 손주 등 3대 중 반드시 이혼한 세대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깨진 가정이 많다”며 “대만에서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가정을 세우는 사역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