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지직 vs 아프리카TV 주도권 다툼 ‘점입가경’

입력 2024-02-15 04:05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이달 말 국내 서비스 종료를 앞두면서 네이버 치지직과 아프리카TV의 주도권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양사는 수익 배분 정책을 변경하거나 방송 송출 환경을 개선하는 등 인기 스트리머 영입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치지직은 오는 19일부터 신청 절차 없이 방송이 가능토록 하는 권한을 스트리머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50억원 규모의 창작자 지원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치지직은 현재 아프리카TV와 비슷한 수준으로 스트리머와 후원 수익을 나누고 있는데, 올해 서비스 확장을 위해 스트리머 몫을 더 높일 예정이다.

아프리카TV는 종합 게임을 주로 방송하는 ‘BJ’(1인 방송자)를 위해 고사양 방송 환경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신규 게임 출시 시 게임사와의 협업을 통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는 27일 서비스를 종료하는 트위치의 유명 스트리머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다.

트위치 스트리머 이적 정리 커뮤니티 ‘어디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치지직, 아프리카TV로 이적한 스트리머 수는 각각 1000명, 330명 수준이다. 치지직은 ‘한동숙’(트위치 팔로워 66만명), ‘풍월량’(62만명) 등 인기 스트리머를 영입한 데 이어 유튜브 구독자 수 344만명을 확보한 ‘보겸’의 이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 팔로워 104만명을 거느린 대형 스트리머 ‘우왁굳’ 영입을 확정지었다. 우왁굳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선수 ‘페이커’ 이상혁을 제외하면 국내 트위치 스트리머 중 팔로워 수가 가장 많다. 우왁굳이 기획 및 발굴한 ‘이세계 아이돌’ 멤버들의 방송도 아프리카TV에서 한다. 이들의 평균 시청자 수 단순 합산치는 15만명이다.

치지직이 빠르게 점유율을 올리고 있지만 현재로선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한 아프리카TV를 단기간에 넘어서긴 어려워 보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각각 243만3563명, 166만2847명으로 집계됐다.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130만명의 MAU를 모았다. 이후 지난달엔 MAU가 36만명가량 늘었다. 지난달 아프리카TV의 경우 23만명이 증가했다.

한 번이라도 플랫폼을 사용한 사람 수에선 치지직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신규 서비스 출시 효과로 풀이된다. 실질적인 플랫폼 장악력으로 여겨지는 평균 시청자 수는 아프리카TV가 크게 앞선 상황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