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은 문구·레저용품, 4050은 여행상품에 지갑 연다

입력 2024-02-14 04:03
홈쇼핑 진행자들이 설 연휴 기간 방송에서 스페인 여행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설 연휴 직후는 1020세대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세뱃돈을 받은 10·20대는 문구·레저용품·게임기·PC용품 등에 지갑을 여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증후군에 시달린 4050세대를 공략하는 해외여행 상품도 호황을 맞는다. 홈쇼핑업계는 명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관련 상품을 집중 편성했다.

G마켓은 지난해 설 직후인 1월 25~31일 연령별 구매량을 명절 직전(1월 14~20일)과 비교한 결과 10대의 구매는 67%, 20대는 20%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반면 명절 준비를 해야 하고 세뱃돈을 주는 입장인 3040세대의 구매량은 소폭 감소했다.

설 직후 1020세대에 인기를 끈 품목은 문구와 레저용품이었다. 10대 소비자들은 학용품과 팬시용품 등 문구 구매량이 명절 직전 대비 4배 이상(340%) 늘었다. 게임기(248%), PC용품(232%), 구기용품(178%), 스포츠 의류·운동화(137%) 판매량도 급증했다. 20대는 자전거·캠핑용품 등 레저용품(85%)과 각종 구기용품(83%)을 많이 산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 관계자는 “통상 설 연휴 직후는 신학기 준비 수요가 맞물리며 1020세대의 구매가 증가하는 시기인데 지난해에는 엔데믹 여파로 그 증가폭이 이전보다 더욱 컸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설 당일 청소년 전용 선불지급 서비스 ‘카카오 미니(mini)’의 입금액은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약 3.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금액이 쓰인 사용처는 ‘티머니’였다. 생활용품점·놀이동산·영화관·문구점이 그 뒤를 이었다.

홈쇼핑업계는 설 명절 연휴 기간 여행상품을 집중 편성했다.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여행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GS샵은 이번 연휴 기간 그리스·일본·동유럽 등 다양한 지역의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CJ온스타일도 유럽·미국 상품과 크루즈 상품 등을 소개했다. SK스토아는 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 상품을 주로 편성했다.

홈쇼핑업계는 전통적으로 설 연휴 중 쇼핑 수요가 몰리는 패션·뷰티 상품도 편성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코로나 설이었던 2022년 2월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23% 늘었고, GS샵에서도 지난해 설 연휴 기간 명품 매출이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설 연휴 집계한 패션 주문액은 전년 설보다 4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수당과 세뱃돈 등으로 쇼핑에 나서 이른바 ‘명절 증후군’을 해소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며 “엔데믹 이후 변화한 소비 패턴에 따라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군을 모아 특수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