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성도, 한 영혼 주께로”… 全성도 1년에 한명 이상 전도 역설

입력 2024-02-14 03:07 수정 2024-02-14 03:07
임석웅 목사가 지난 8일 부산 남구 대연성결교회에서 지난 목회 여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 남구 대연성결교회(임석웅 목사) 담임목사실은 아늑한 응접실 같은 분위기였다. 클래식 음악까지 흘러나오는 곳에서 임석웅(63) 목사는 직접 내린 커피를 권했다. 임 목사는 지난 8일 “이곳은 내가 목회를 준비하는 곳이자 취미인 클래식 음악을 듣고 커피를 마시며 쉬는 공간”이라며 “목회자에게는 다음 스텝을 위한 휴식도 중요하기에 묵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마음이 편해질수록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교단과 교파를 떠나 지역의 친한 목회자들과 이곳에서 담소를 나누는데 2014년 해운대성령대집회도 여기서 많이 논의됐다”며 “지금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장을 맡아 쉴 시간도 많이 줄어 임기를 잘 마칠 날만 기다리고 있다”며 웃었다.

청소년 사역자로 목회 시작

지역교회 담임목사이자 교단 총회장으로, 또 유달리 연합이 잘 되는 부산 교계 섬김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는 어린 시절 신학을 공부하라는 아버지의 바람을 저버리고 공과대학에 진학했다. 목회자로서 고생을 많이 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피한 것이다. 게다가 대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가장으로서 가족을 돌봐야 했고 하나님에 대한 반항심까지 생기면서 한동안 교회를 멀리하기도 했다.

당시는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다는 외로움이 밀려오던 때였다. 그는 “쓰러진 기둥을 일으키는 건 어렵지만 쓰러지려는 기둥을 옆에서 받쳐주는 건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처럼 방황하는 청년들을 섬기기 위해 1981년 서울신학대학교 편입을 결정했다”고 했다.

신학 수업을 마친 그는 동양선교회(OMS) 십자군전도대원으로 청소년직업훈련원에서 청소년들을 만났고 부산지역 중·고등학교에서 교목으로 활동하며 청소년들과 함께했다. 서울 은평성결교회에서는 청년 교구를 맡아 크게 부흥시키면서 청년전문사역자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담임목사님이셨던 고 이병돈 목사님께서 교회 안에 청년들이 500명 정도 등록했지만 정작 예배에 잘 모이질 않는다며 맡아 달라고 하셨습니다. 청년부 모임에 가보니 50명도 채 모이고 있지 않더군요. 담임목사님의 반대에도 연락이 안 되는 200여명은 제적하고 낮에는 대학교로 저녁엔 직장으로 남은 청년들을 찾아다니며 만났습니다. 그 전 교회에서 받은 퇴직금과 전별금으로 피자와 햄버거를 사주며 밤낮으로 뛴 거죠.”

임 목사는 청년들에게 ‘예수 전하는 사람들’이란 뜻의 ‘예전사’라는 정체성을 심어주고 구역장과 부구역장을 세워 한 구역이 20명의 구역원을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드는 집중 제자 양육을 했다. 그 결과 3년여 만에 500명의 청년이 헌신 된 제자가 됐다.

목사와 성도 모두 행복한 교회 꿈꿔

그러던 중 98년 대연성결교회가 담임목사 청빙을 했다. 당시 교회는 차도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언덕 위 주택가에 있는 작은 교회였다. 뜨겁게 찬양하고 통성으로 기도하면 교회 이웃 주민이 조용히 하라고 교회 지붕을 막대기로 두드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 교회의 청빙을 수락했다. 부임 직후 언덕 아래 상가를 임대해 교회를 옮겼다. 그곳에서도 성도들은 열심히 헌신하고 전도했다. 그 결과 18년 전 현재 위치에 지하 2층 지상 8층 높이의 교회를 건축했다. 풋살장 야구장 농구장 탁구장 바비큐장 등 청년이나 주민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새 예배당에 입당한 후 성도들에게 ‘교회 문턱 닳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자’고 강조했습니다. 평일에도 누구든지 쉬거나 기도하러 올 수 있도록 교회 본당을 늦게까지 열어둡니다. 지역 교계나 선교단체 모임에도 장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기세나 수도세도 많이 나오고 어느 날은 단체가 교회 물품을 실수로 가져가 버려 당황했던 적도 있었지만 전문성을 가진 단체들을 교회가 돕는 방법이란 생각에 지금까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기 기성 총회 표어인 ‘한 성도, 한 영혼 주께로’는 대연성결교회의 평소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임 목사는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날 방법은 전 성도가 일 년에 한 명 이상 전도하는 것이라고 말해 왔다. 이에 따라 기성 총회는 전 교단적인 전도 운동을 펼치면서 가장 전도를 많이 한 20명과 그 교회 담임목사까지 40명에게 성지순례 지원금 300만원씩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는 “기성은 남다른 전도 DNA를 가지고 있다. 우리 교회 성도들도 특별한 사명감으로 전도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무조건 교회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성도들에게 할 수 있는 만큼, 즐길 수 있는 만큼 헌신하라고 권한다.

“교회 건축을 끝내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성령님께서 저에게 ‘임 목사야, 너 행복하니’ 하고 물으셨습니다. ‘저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는 말 외에는 대답을 못 하겠더라고요. 이자도 내야 하고 커진 예배당만큼 성도들도 채워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랬더니 성령님께서 ‘나는 교회 부흥도 좋지만 내 아들이 먼저 행복했으면 좋겠다’라 하시더라고요. 그때 깨달은 바가 많았습니다. 저와 성도 모두 하나님이 주신 사명에 따라 살면서도 그것이 부담이 아니라 행복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런 임 목사의 목회철학에 따라 대연성결교회는 ‘친정 같은 교회’ ‘즐거운 교회 생활 행복한 성도’ ‘잘 비벼진 비빔밥 같은 교회’ ‘박힌 돌이 굴러온 돌에게 자리 내주는 교회’를 추구한다. 교회 생활이 즐거우면 성도들은 자연스럽게 교회를 섬기고 헌신하게 된다는 게 평소 지론이다. 성도들도 매년 주일학교 교사부터 건물 청소에 이르기까지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하며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은퇴하기 전 교육관을 세워 다음세대 사역을 좀 더 확장하는 꿈을 꾸고 있다. 또 올해 10년 만에 열릴 해운대성령대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부산 복음화에도 계속해서 헌신할 예정이다.

“대연성결교회 사역을 마친 후에는 어려운 가운데 고민하며 사역하는 후배 목회자를 위한 ‘미니스트리 컨설팅 센터’를 세우고 싶습니다. 속으로 품고 있는 교회 문제부터 부부나 자녀 문제까지 함께 터놓으면서 힘을 얻고 다음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돕는 거죠. 후배들도 저처럼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부산 대연성결교회는
1970년 가정집서 창립… 기존 성도들 텃세 없는 건강한 공동체 힘써

부산 대연성결교회(사진)는 1970년 8월 31일 부산 남구 대연동의 한 가정집에서 창립했다. 이어순 전도사의 인도로 예배를 드리다 5년 후 인근에 교회 부지를 마련해 자리를 잡았다.

1998년 임석웅 목사가 4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후 교회를 상가로 이전하고 해마다 교인이 배가하는 은혜를 체험했다. 상가교회 공간마저 부족해지자 2007년 4월 현재 예배당으로 이전해 입당예배를 드렸다. 현 예배당은 ‘2008 부산다운 건축상’ 은상을 받았다.

교회는 대연동을 비롯해 외부로 많은 기도와 헌금을 흘려보내는 건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기존 성도들이 ‘텃세’를 부리지 않고 새로운 성도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도록 ‘굴러온 돌이 박힌 돌에게 자리 내주는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건전한 복음주의 교회’ ‘사랑이 넘치는 교회’ ‘꿈이 있는 교회’ ‘예배가 살아있는 교회’ ‘기도가 뜨겁고 풍성한 교회’ ‘성령의 은사를 인정하고 사모하는 교회’를 바라고 있다.

임 목사는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수석본부장을 비롯해 ‘Again 1907’ 부산 대표 섬김이, 2014 해운대성령대집회 진행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기성 총회 117차 총회장을 맡고 있다.

부산=글·사진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