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3일부터 닷새간 4·10 총선에 출마할 지역구 후보자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상자는 공천 신청자 중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람을 제외한 820명이다. 면접 일정은 13일 서울·제주·광주, 14일 경기·인천·전북, 15일 경기·전남·충북·충남, 16일 세종·대전·경남·경북, 17일 강원·울산·부산·대구 순으로 각각 진행된다. 이에 따라 ‘기호 2번’을 달고 나설 국민의힘 후보들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날 전망이다.
당 안팎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의 ‘물갈이’ 규모에 관심이 집중된다. 또 공천의 무게추가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 중 어디에 쏠릴지도 관심사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극장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 역정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보고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공천에서 여러 가지 사심이 끼어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한 사람이라도 ‘룰’에 어긋나게 밀어넣을 생각은 전혀 없고, 그런 식의 공천이 들어오는 것도, 그런 오해를 받는 것도 막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 공관위에 따르면 권역별 하위 10%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 7명이 컷오프 대상이다. 다만 향후 심사 과정에서 컷오프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공관위는 컷오프 명단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을 방침이지만 지역별 공천 결과가 발표되면 자연스럽게 컷오프된 현역 의원의 이름이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과 현 정부 출신 인사들의 공천 여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영남과 서울 강남 등 여권 우세지역에서 대통령실 출신이 공천받을 경우 ‘특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또 서울 강남을 공천을 신청해 ‘양지 출마’ 논란을 빚었던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에 대해선 경기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설 민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영남권 중진들을 향한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 “중진들이 좀 더 모범을 보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 앞에는 컷오프 후폭풍, 중진들의 험지 출마와 지역구 조정 등 갈등의 불씨가 산적하다. 특히 영남은 면접 일정이 늦은 만큼 공천 결과도 가장 늦게 발표된다. 영남 공천 탈락자가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발표 시기를 늦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된 부적격자 29명의 반발도 뇌관으로 남아 있다. 앞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우리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 있는 소위 ‘핵관’(핵심 관계자)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반발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