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의 진화… 초소형 49㎡에도 방3·화장실 2개 등장

입력 2024-02-13 20:56
게티이미지뱅크

중대형 아파트에 주로 적용하는 4베이 판상형 구조를 소형 평형에 도입한 단지가 늘고 있다. 아파트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설계 경쟁으로 평면의 한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초소형 면적에 해당하는 21평에 방 셋, 화장실 둘을 넣고 3베이 판상형으로 뽑은 아파트도 등장했다. 3, 4베이는 채광과 통풍 등에 유리해 실수요 선호도가 높은 평면이다.

‘베이’는 벽과 벽 사이 공간을 말한다. 4베이는 방, 방, 거실, 방 같은 순으로 4개 공간을 나란히 배열해 각각 유리창을 통해 햇빛을 직접 받도록 한 평면을 말한다. 이런 공간이 3개면 3베이, 2개면 2베이라고 한다.

한 방향을 바라보는 창이 많을수록 채광에 유리하다. 맞은편에 다른 창문이나 현관이 있다면 통풍도 잘 된다. 이들 구조는 대개 앞뒤가 평평한 직사각형 형태의 판상형이라 꺾인 곳이 많은 타워형에 비해 실내 공간 활용성이 좋다.

그렇다고 모든 가구를 이 구조로 설계하기는 어렵다. 단지 배치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실내공간 면에서는 용적률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평면이 자유로운 타워형과 섞어 구성하는 게 보통이다. 4베이 판상형은 84㎡ 이상 중대형 평형에 주로 적용하고 59㎡는 3베이 판상형이나 타워형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10월 경기 광명에서 입주자를 모집한 ‘철산자이 브리에르’는 일반분양으로 내놓은 59㎡ 5개 타입 393가구 중 4개 타입 336가구(85.5)를 4베이 판상형으로 설계했다. 이들 타입 일반공급 1순위 경쟁률은 9.9~34.9대 1로 유일한 타워형 타입(8.4대 1)과 비교해 최대 4배까지 높았다.

그해 4월 청약을 받은 서울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전용 59㎡ 4개(A~D) 타입 중 A타입이 4베이 판상형 이었다. 이 타입은 일반공급 1순위 36가구에 3163명이 몰리며 59㎡ 중 가장 높은 8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안산 단원구 ‘롯데캐슬 시그니처 중앙’은 59㎡ 단일 평형인 182가구 3개 평면(A~C타입)을 전부 남향 4베이 판상형으로 설계한 점을 앞세워 지난해 12월 분양했다. 다만 L자 형태 동에서 꺾어지는 부분에 배치한 C타입은 A·B타입과 달리 4개 창문 맞은편이 모두 창문을 낼 수 없는 내력벽(건물을 지탱하는 벽체)이라 맞통풍이 되지 않는다.

182가구 규모 단지를 전용 59㎡로만 구성한 경기 안산 단원구 '롯데캐슬 시그니처 중앙'의 59A타입 확장형 평면도. 롯데캐슬 시그니처 중앙 단지 홈페이지

이달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는 59㎡ 4베이 판상형과 함께 더 작은 49㎡를 맞통풍이 가능한 3베이 판상형으로 선보였다. 49㎡는 공급면적 기준 21평으로 초소형 평형(50㎡ 미만)으로 분류한다. 이 평형은 실사용 면적이 넓지 않아 주로 방 2개, 화장실 1개로 설계하는데 메이플자이는 방 3개, 화장실 2개를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초소형 평형에 해당하는 전용면적 49㎡를 방 3개, 화장실 2개로 구성하고 3베이 판상형으로 설계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49A타입 확장형 평면도. 메이플자이 단지 홈페이지

3베이 판상형인 49㎡A타입은 일반공급 1순위 모집에서 28가구를 놓고 1만5954명이 경쟁했다. 경쟁률이 569.8대 1로 다른 3개 타입(124.8~292.5대 1)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달 초 공급한 경기 광명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는 전용 51㎡를 방 3개, 화장실 1개로 구성하면서 3베이 판상형으로 설계했다. 공급면적 기준 10평대로 작은 34·39㎡는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현관 특화 설계, 침실 이면 개방형 설계, 거실 측면 발코니 확장 등을 적용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