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의 귀환… 논란 속 출범한 ‘장인화號 포스코’

입력 2024-02-09 04:08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로 장인화(69) 전 포스코 사장이 낙점됐다. 사진은 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연합뉴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장인화(사진) 전 포스코 사장이 확정됐다. 내부와 외부 후보 간 경합 끝에 포스코는 오랜 전통대로 ‘서울대-엔지니어’ 출신을 최고경영자(CEO)로 맞게 됐다. 지난 2018년 최정우 회장과 최종 2인 후보에 올랐다가 회장직 문턱에서 낙마한 장 전 사장은 재수 끝에 회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포스코홀딩스 회장 선출을 맡은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8일 “장 전 사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는 뒤이어 임시 이사회를 열고 내달 21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장 전 사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올리는 안건을 의결했다.

후추위는 지난해 12월 21일부터 1개월 넘게 회장 선임 작업을 진행해왔다. 공정성 시비, 호화 해외 출장 등 후추위원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도 회장 선출을 강행해 마무리 지었다. 유력 후보로 꼽힌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고배를 마셨다.

박희재 후추위원장은 “장 전 사장이 저탄소 시대에 대응하는 철강사업 부문의 글로벌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충분히 잘 수행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철강업 위기 속에 관록 있는 인물을 회장으로 뽑아 그룹의 안정을 우선 도모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장 후보는 1955년생으로 서울대 조선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따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해양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연구원으로 입사해 강구조연구소장을 지냈고 포스코에선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한 철강·신사업 분야 전문가다. 2018년 당시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철강부문장(사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사업 전반을 경험하기도 했다. 2021년 3월부턴 포스코 자문역을 맡고 있다.

포스코 재임 시절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제철소 스마트팩토리 체계를 구축해 철강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양·음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와 원료 중심의 그룹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는데도 기여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노사 관계에서 사측 대표로 활동하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현장 중심의 행보를 보이면서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인자하고 넉넉한 성품으로 구성원을 아우르는 덕장형 리더로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다음 달 주총에서 과반 지지로 신임 회장 선임안이 통과되면 장 전 사장은 최 회장에 이어 제10대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