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분노만 키운 빈껍데기”… 국힘 “진솔한 자기 생각”

입력 2024-02-09 04:07
한 시민이 지난 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KBS를 통해 녹화 방송된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 대담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8일 윤석열 대통령의 KBS 신년 특별대담을 ‘분노만 키운 빈껍데기’라고 혹평했다. 국민의힘은 대체로 윤 대통령의 대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일부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거듭되는 실정과 잘못에도 반성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 시작해 자기합리화로 끝낸 빈껍데기 대담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녹화 후 편집한 홍보용 영상을 내보낸 것은 국민과 괴리된 불통만 확인된 시간이었다”며 “진실한 답변이 아닌 변명으로 넘어가고자 해 오히려 분노만 키운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몰카 공작’으로 규정하며 “좀 아쉬운 점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맹공을 가했다. 그는 “명품백을 명품백이라 부르지 못하는 앵커, 뇌물성 명품백 불법 수수 문제를 ‘아쉽다’고 넘어가려는 모습은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는 오만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지적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도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명품백 의혹을 옹호하려 생각나는 대로 모든 억지를 가져다 붙여 놓았다”며 “대통령 사과는커녕 ‘몰카 공작’으로 몰아붙이는 뻔뻔한 변명이 국민에게 더 큰 심판 의지를 줬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장 설 연휴 이후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 재표결 논의에 들어간다. 이르면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쌍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낸 상태다.

반면 여권은 호평 일색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재발 방지 등을 비롯해 윤 대통령이 진솔한 자기 생각을 말했다고 생각한다”며 “평가는 국민이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적 우려가 해소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걱정이나 우려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대통령도 공감하는 게 아닌가”라고 답했다.

박은식 비대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당에서 많은 인사가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민주당은 타지마할 여행 및 의상 논란, 책에도 나온 법인카드 사용 사건을 두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느냐”고 반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관광’ 논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씨의 법안카드 유용 의혹을 언급하며 역공을 가한 것이다. 박 비대위원은 “이제는 이 이슈를 넘어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 민주당의 인물 대결, 정책 대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윤(비윤석열)계도 윤 대통령의 대담이 ‘사실상 사과’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비윤계 의원은 “사과라는 단어는 없었지만 ‘앞으로 처신을 잘하겠다’는 취지가 담긴 만큼 사과의 의미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이 직접 잘못된 처신이라고 인정한 부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비대위 회의 후 “대통령이 계속 ‘아쉽습니다’라고 했는데 저도 똑같은 말을 반복하겠다. 아쉽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장군 구자창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