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수부터 심박수 ·수면까지… 24시간 건강 체크 ‘반지’ 나왔다

입력 2024-02-13 04:06
반지처럼 손가락에 ‘바이탈 링’을 끼면 장착된 센서를 통해 측정된 각종 생체 신호들이 연동된 스마트폰에 표시된다. 이메디헬스케어 제공

반지 모양 웨어러블기기로 건강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링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반지를 손가락에 끼우기만 하면 탑재된 센서를 통해 몸의 변화를 집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메디헬스케어는 지난달 반지 형태 건강관리 제품 ‘바이탈링(Vital Ring)’을 공식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의료진과 IT 전문가들이 공동 창업한 이메디헬스케어는 연구개발 2년 만에 수면, 스트레스, 피부 온도, 심박 수, 호흡수, 혈중산소농도, 걸음 수(활동량)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제품을 내놓은 것.

바이탈링은 3.3~3.9g으로 가볍고 단단한 티타늄 소재 반지다. 그 안에 첨단 바이오센서들을 삽입해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다. 원격으로 가족, 상담사, 전문가 등이 바이탈링 착용자를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특히 수면 패턴 분석이 가능해 불면증 환자들에게도 활용성이 기대된다. 지방자치단체의 독거노인 돌봄, 가족의 떨어져 지내는 부모 건강 모니터링 등에도 쓰일 수 있다.

일반 출시에 앞서 이메디헬스케어는 충북 제천시와 행정안전부 실증사업으로 바이탈링을 활용한 치매 노인 원격케어, 광주시 서구청과 보건복지부의 원격 돌봄케어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또 유방암 환자를 돌보는 서울의 요양병원과 함께 항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상시 건강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바이탈링에 AI 기반 연속 혈압, 비침습 당뇨 측정 기능을 탑재하는 연구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공동 진행 중이다.

이범용 이메디헬스케어 공동대표는 “올해 안에 혈압 측정, 내년에 심장 부정맥, 당뇨 측정 기능을 탑재한 바이탈링을 의료기기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카이랩스는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링 ‘카트 비피(CART BP)’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깨어있을 때 뿐 아니라 잠자는 동안의 혈압 변동성까지 측정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서 ‘갤럭시링’ 출시를 공식화했다. 구체적인 제품 정보와 출시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의 글로벌 영향력을 고려할 때 갤럭시링의 출시는 스마트링 시장 확대에 결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메디헬스케어 공동창업자인 이언 가천대길병원 신경외과 명예교수는 “피부가 얇은 손가락은 손목 대비 생체신호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데다 반지는 24시간 착용할 수 있다”면서 “개인의 건강관리뿐 아니라 초고령사회에 다양한 사회적 돌봄 수요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