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면서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이 감소하고 있다. 서울 6대 상권 중에서도 명동 상권의 회복세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명동의 공실률은 9.4%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0%포인트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0.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명동은 소위 ‘6대 상권(명동·강남·홍대·가로수길·한남이태원·청담)’ 중 공실률이 가장 낮은 상권으로 떠올랐다. 공실률이 낮다는 건 빈 가게가 별로 없다는 뜻으로 상권 활성화를 뜻한다. 명동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 4분기 공실률이 42.4%를 기록했었다. 6대 상권 공실률 평균은 23.1%였다.
명동의 공실률이 가장 낮아진 데는 외국인 관광객의 역할이 컸다. 엔데믹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 입국자는 10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9배 증가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외국인뿐 아니라 MZ세대를 겨냥한 미용과 패션 관련 점포가 들어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명동은 외국인 수요 중심 상권으로 소형 화장품 로드샵이 대다수였다. 최근에는 기능성 스포츠 의류업체 ‘룰루레몬’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스케쳐스’ 등 규모가 큰 플래그십스토어가 명동에 자리를 잡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팬데믹 회복 기저 효과가 점차 소멸하면서 주요 상권의 공실률 하락 속도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와 고금리·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올해 리테일 시장은 불확실성이 큰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명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