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만약 ‘검사 독재’가 있었다면 이재명 대표는 지금 감옥에 있을 것”이라며 “검사를 사칭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니 코미디 같다”고 비꼬았다.
한 위원장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이 이 대표 피습 이후 경찰의 축소·은폐 수사 의혹을 제기한 것을 거론하며 “정치적인 공방과 날선 공방은 얼마든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사회 시스템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자해 공방이 이뤄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말도 안 되는 음모론으로 경찰을 집중 공략했는데, 검찰이 없어지면 다음번 공약은 경찰을 없애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후 첫 토론회였다. 한 위원장은 정치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한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서는 “여러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저와 그분이 신뢰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해주고, 서로 생각이 다를 때 자기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금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라는 공적 지위에서 서로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비례대표 선거제를 ‘준연동형’ 유지로 결정하고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한 데 대해서는 “축구하는 줄 알고 준비했는데, 선수 1명이 야구한다고 (바꿨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병립형’(축구)으로 회귀할 것 같은 입장을 보이다가 지난 5일 준연동형(야구)으로 선회한 것을 스포츠 종목에 빗대 비난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총선 공천 원칙과 관련해 ‘이기는 공천’에 방점을 찍었다. 한 위원장은 “기준은 명확하다“면서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후보가 이길 수 있는 지역에 나가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권력의 실세, 의회 권력 핵심이 이길 수 있는 분이라면, 그분들이 불출마하겠다고 하면 집에 가서 말리겠다”면서 “몇 선 이상은 그만둬야 하고 어떤 권력과 친하면 그만두고 하는 것은 이기는 논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기는 공천을 위해 친윤(친윤석열)계 실세 의원들과 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희생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한 위원장은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총선이 실시되는) 4월 10일 이후 제 인생이 꼬이지 않겠나. 이기든 지든. 저는 그것을 알고 나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길 경우 대권 도전설에 휘말릴 수 있으며, 패배할 경우 정치인생이 힘들어질 것을 예상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한 위원장은 총선 목표 의석수를 제시하지 않은 채 “우리는 언더독(약자)”이라며 “열심히 따라 올라가고 있다. 우리는 승리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총선 목표로 151석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왜 이렇게 소박한지 묻고 싶다”면서 “이재명 대표의 총선 목표는 자기의 생존, 자기의 당권 유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등 자신이 내놓은 정치개혁 시리즈와 관련해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약속한다”면서 “이 정치개혁 시리즈,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민지 정우진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