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부적격 판정 반발… “핵관이 만든 결과”

입력 2024-02-08 04:06
국민의힘 총선 공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 있는 소위 ‘핵관’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7일 “우리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 있는 소위 ‘핵관’(핵심 관계자)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 강서을에 공천 신청을 했던 김 전 원내대표는 자신을 공천 배제한 배후로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과 박성민 의원 실명까지 거론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힘든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에서 공천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스템 공천이라는 미명 아래 표적 맞춤형 공천 시스템을 설계해 놨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김성태에게 돌리고 음해와 모함, 누명을 뒤집어씌웠다”고 주장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딸의 KT 부정채용 의혹에 따른 뇌물수수 혐의로 2022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지만 같은 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강서을에 공천 신청했지만 공관위는 뇌물 관련 범죄로 집행유예 이상 형을 받으면 사면·복권되더라도 공천을 배제키로 한 방침에 따라 6일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김 전 원내대표는 “‘핵관’들은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해서조차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면·복권된 사람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특별규정은 애초 공관위 안에 들어 있지 않았다”며 “대통령 측근이라고 공관위에 들어가 있는 ‘핵관’이 주장해 반영시켰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그 핵관이 이철규 의원이냐’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박대수 의원(비례대표)이 자신의 지역구인 강서을에 공천 신청한 것에 대해서도 “박성민 의원이 공관위에 들어가 있는 핵심 인사를 통해 ‘김성태를 컷오프시키고 박대수를 강서을에 공천해야 한다’고 했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어 “항간에 떠돌고 있는 ‘짜고 치는 공천기획설’에 대해 해명하고 그 전모를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철규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원내대표를 역임한 당 중진이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면서 “말조심하라고 하라”고 받아쳤다. 이 의원은 이어 “공천 배제 기준은 김 전 원내대표 한 사람을 생각해 만든 게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의해 만든 것”이라며 “본인은 서운하겠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지 왜 남을 원망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