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만나는 샬롯 페리앙… 20세기 건축·디자인 거장

입력 2024-02-08 18:19

샬롯 페리앙(1903~1999)은 프랑스 파리 출신 건축가이자 가구디자이너다. 20세기 전반기 남성 중심 건축계에서 활약한 1세대 여성 건축가로 르 코르뷔지에와 함께 일한 것으로 유명하다. ‘LC 시리즈’ 의자 등 아이코닉한 가구와 프랑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레 자크 스키리조트 등을 설계했다.

그림책 ‘샬롯 페리앙’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20세기 디자인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었고, 21세기 예술가들에게 숭배의 대상이 된 샬롯의 생애와 작품을 소개한다. 1920년대 르 코르뷔지에와의 만남과 갈등, 1940년대 일본 체류 경험이 끼친 영향, 자연과 여행에 대한 평생의 애호 등이 잘 묘사돼 있다.

이 책은 샬롯을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상상한 건축가’로 평가한다. 그는 기술적 진보가 어린이와 여성, 노인 등 약자의 삶을 개선하는데 사용돼야 한다고 믿었고, 가구 등 일상의 물건들을 더 쓸모 있고 아름답게 디자인하려고 했다. 또 누구나 자연과 자유 시간을 즐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디자인 철학을 통해 20세기의 모던을 21세기와 연결시켰다. 레 자크 스키장은 그가 20년간 매달린 건물로 자연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활용했다.

텍스트가 길지 않은 점이 좀 아쉽지만 아이와 어른 모두 읽을 수 있고, 샬롯이 만든 건물과 공간, 가구들을 그림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