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받은 국내 제약사… 신약 개발로 역대 최대 실적

입력 2024-02-08 04:03 수정 2024-02-12 17:05

국내 전통의 제약사들이 지난해 일제히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자체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가 하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큰 영업이익을 낸 기업은 종근당으로, 전년 대비 124.4% 증가한 24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6694억원으로 같은 기간 12.2% 늘면서 창립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에 신약 후보물질(CKD-510) 기술을 수출하면서 이같은 호실적을 냈다. 수출 규모는 13억500만 달러(약 1조7302억원)로, 선급금이 8000만 달러(약 1061억원)에 달한다. 올해도 자체개발 신약 출시를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한미약품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4909억원, 영업이익은 2207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4.8%에 이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머크(MSD)에 기술 수출한 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관련 마일스톤(연구개발 수수료)과 자체 개발한 개량·복합 신약의 지속적 성장세 등이 호실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3년 내 상용화가 목표인 비만 치료제를 통해 향후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9% 신장한 1334억원을 기록했다. 위식도 역류질환·당뇨병 신약 등 전문의약품(ETC)과 보툴리눔 톡신(보톡스)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도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6% 증가한 568억원이었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 따라 올해 매출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전문의약품들이 고르게 성장했고, 핵심원료의약품 위탁생산(CDMO) 사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 부문의 성장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GC녹십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7.6% 줄어든 344억원으로 집계됐다. 백신 수요가 급감하면서 코로나19 엔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녹십자는 지난해 말 전체 조직의 10%를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이 출시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며 “매출도 늘면서 연구개발(R&D) 투자가 확대되며 선순환하는 과정에 돌입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