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겠다며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본격화했다. 비은행 다각화가 시급한 BNK금융지주와 Sh수협은행도 매물 검토에 열중하고 있다. 금융사 인수·합병(M&A) 시장이 당분간 금융지주사와 은행 손에 좌우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에 포스증권 인수 추진안을 설명했다. 2013년 설립된 포스증권은 한국증권금융이 지분 51%를 소유한 온라인 증권사다. 영업점 없이 온라인 플랫폼 ‘펀드슈퍼마켓’으로 펀드를 판매한다. 우리금융이 이사회 차원에서 증권사 인수를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사 인수는 우리금융의 최우선 과제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안에 증권사 인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민영화가 추진되던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매각해 현재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우리금융은 포스증권을 인수한 뒤 종합금융 자회사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종금은 브로커리지(위탁 매매)를 제외한 증권사 업무 대부분을 겸영하고 있다. 증권업 면허를 보유한 포스증권과 합치면 업무 단위 추가를 통해 브로커리지 영업에 나설 수 있다. 기존 증권사의 업무 단위 추가는 신규 진입과 달리 등록제라 관련 비용이 적다. 우리금융은 증권 자회사를 온라인 전문인 키움증권이나 서울 여의도 본점을 비롯해 전국 주요 거점 7곳에만 영업점을 둔 메리츠증권 모델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BNK금융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손잡고 보험사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어 2026년까지 보험사를 직접 인수할 수 없어서다. PEF 운용사가 보험사 인수를 위해 만드는 펀드에 돈을 대 일부 지분을 확보한 뒤 향후 최대 주주 지위에 오르는 방법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은 이미 증권사와 캐피털사, 저축은행, 자산운용사 등을 보유하고 있어 보험사만 인수하면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현재 동양생명을 비롯해 롯데손해보험, ABL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KDB생명, MG손해보험 등 다양한 보험사가 매물로 나와 있다.
Sh수협은행은 중앙회 숙원 사업인 Sh수협금융지주 출범을 이루려면 금융사 인수가 필요하다. 현행법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출범을 위해서는 은행 외 하나 이상의 금융 자회사를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M&A 추진실을 신설하고 매물 검토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다만 당장 쓸 수 있는 실탄은 많지 않아 일단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를 인수할 확률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거시 경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M&A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금융권은 예외”라면서 “장기적으로 금융권에서 크고 작은 M&A가 여러 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