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가 계열사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새해맞이 해돋이 관람 행사를 추진하다가 결국 ‘뒤탈’이 났다. 이번 행사에 대한 LS그룹의 지나친 관심 때문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지난달 1일 오전 LS전선 동해공장에 있는 VCV 타워(사진)의 야외옥상. LS그룹 전 계열사에서 추첨으로 선발된 직원과 직원 가족 약 50명이 모였다. 172m 높이 해저케이블 생산시설의 꼭대기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행사 당일 강원도 동해는 비가 갓 그친 후 구름이 잔뜩 낀 날씨였다. 텅 빈 야외옥상의 콘크리트 바닥은 마르지 않은 빗물로 번들거렸고, 많은 참가자가 추위에 몸을 떨며 패딩 모자나 목도리를 뒤집어쓴 채 난간에 기대 해돋이를 봤다.
LS그룹은 원래 실내 꼭대기 층에 출장급식(케이터링) 업체를 불러 참가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동쪽 통유리를 통해 떠오르는 해를 관람하게 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사전에 행사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주최 측은 부랴부랴 음식 제공 계획을 취소하고 행사 장소도 야외로 바꿨다.
기존 행사안은 소방법 저촉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LS전선은 지난해 최이순 동해시 의원이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VCV 타워를 개방해달라고 요구했을 때 소방법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냈었다. 기존 행사안대로 진행했다면 ‘지역 주민은 안되고 서울 본사 직원은 되느냐’며 동해시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컸다. 또 LS전선이 진행 중인 ‘해저 5동’ 증설 관련 동해시 허가를 받는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했다.
이런 계열사의 난처함이 행사 계획 단계에서부터 반영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LS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그룹의 관심과 애정이 큰 행사였기 때문에 LS전선 입장에선 여러 리스크가 있음에도 반대하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