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질주에 타이어·부품도 ‘씽씽’

입력 2024-02-07 04:08
현대위아의 등속조인트 제작 공정. 현대위아 제공

지난해 완성차 업체의 호황 속에 자동차부품·타이어 업체들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사들의 생산량 증가에 따라 수요가 늘어난 데다,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가 확대되면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L만도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8조3930억원, 영업이익 279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12.6% 증가한 수치다. HL만도가 2014년 HL홀딩스의 자동차부품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설립된 이후 거둔 최대 실적이다. 이 회사는 차량 제동, 조향, 현가(서스펜션) 등의 제품을 개발·생산한다.

주요 거래처인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호조를 보인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HL만도는 지난해 목표치였던 14조4000억원을 초과한 16조6000억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도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현대모비스는 역대 최대 매출인 51조9063억원을 1년 만에 뛰어넘어 59조254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위아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8조590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8.1% 늘어난 2292억원이었다. 두 회사는 실적 개선 이유로 친환경차 생산 확대되면서 전동화 부품 공급이 늘어난 점,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 판매가 확대된 점 등을 언급했다.


타이어 업계는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8조9396억원)과 영업이익(1조3279억원)에서 모두 역대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종전 최고 매출은 2022년 달성한 8조3942억원, 영업이익은 2016년 달성한 1조1032억원이었다. 금호타이어는 영업이익이 무려 전년 대비 1578.5% 늘었다. 매출액도 4조410억원을 거뒀다.

2022년 5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넥센타이어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넥센타이어의 실적은 매출 2조7017억원, 영업이익 1867억원이었다. 타이어 3사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하락, 고부가가치 차량의 인기 등이 실적을 이끌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증가했던 물류비가 하락하면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고, 합성고무·천연고무 등 원자재 가격 하락도 생산비 절감의 요인이 됐다. 천연고무는 2022년 1700달러 선에서 지난해 130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여기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나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고부가가치 타이어가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이 타이어는 다른 제품에 비해 단가가 높다고 한다.

올해 완성차 업계는 수요 둔화 등이 예상되지만, 자동차부품과 타이어업계는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사상 첫 해외수주 10조원 시대를 연 현대모비스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93억4000달러(12조3504억원)로 잡았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