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경기도 광주 외곽에 자리 잡은 광림수도원. 각 분야 기독음악 아티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인 ‘2024 아티스트 개더링’ 무대(국민일보 2024년 2월 6일자 35면 참조)에 ‘금발’의 여가수가 등장하자 객석은 환호와 박수로 들썩였다.
“할렐루야~ 이렇게 맘 놓고 ‘할렐루야’라고 외칠 수 있는 무대여서 참 좋네요. 기독교 문화를 이끌고 계신 분들이 모였다는 얘길 듣고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어요.” ‘한국의 머라이어 캐리’ ‘천상의 목소리’ 등의 수식을 얻으며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보컬리스트 소향이었다.
소향은 다윗이 시편에서 말한 ‘쓰임 받는 자’의 덕목을 언급하며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에게 성실함과 정교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하는 ‘송 캠프’에 가면 비기독교인 아티스트들이 곡 작업을 위해 죽기 살기로 달려든다”며 “‘은혜로 들어달라’는 말로 부족한 실력을 덮으려 하지 말고,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이 작곡이나 가창 등에서 뛰어난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향은 최근 디지털 싱글 ‘블레싱(blessing)’을 발매하며 힙합 장르에 도전장을 냈다. 크리스천 배우이자 래퍼로 활동 중인 양동근(YDG)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절망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올 희망을 노래한 곡이다. 소향은 테일러 스위프트, 콜드 플레이 등 세계적 가수들의 음악을 작업한 엔지니어와 함께 앨범을 준비해 온 과정도 소개했다. 핵심은 ‘최고의 것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음악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샤넬, 에르메스 매장에서 명품백을 검은 비닐봉투에 담아 주진 않아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그것과 비교도 안 될 만큼 가치 있는 것입니다. 최고의 것을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된 이유입니다.”
세상의 문화 트렌드를 읽는 것과 함께 크리스천으로서의 본질을 지켜가기 위한 균형감도 강조했다. 소향은 “크리스천 아티스트로서의 균형감을 유지하기 위해선 하나님을 붙들고 말씀과 친해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소향은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열창하며 크리스천 아티스트들과 호흡했다. 한국교회를 향한 쓴소리도 남겼다. 다음세대 아티스트와 청년들을 위해서다. “교회에서 음악과 문화 콘텐츠를 준비하는 과정에 청년들을 이용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교회는 예비 장년세대인 다음세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광주=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