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탈당 인사들이 공동 창당한 새로운미래가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불참으로 ‘반쪽 창당’에 그친 건 이낙연 공동대표의 역할론을 둘러싼 이견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가 지역구 출마 대신 전국 지원유세로 총선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여권 출신의 개혁신당을 아우르는 제3지대 ‘빅텐트’로 가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5일 SBS라디오에서 두 의원의 이탈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이 대표와 함께하는 것이 대통합에 도움이 될 거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 창당한 새로운미래가 ‘이낙연 신당’으로 비치는 상황을 꺼렸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낙연 대표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무엇을 해야겠다는 입장이기보다 다 내놓고 바치겠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본인은 (당대표가 아닌) 고문을 하는 것으로 합의돼 있었다”며 “그게 어떻게 흡수통합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전 부의장은 다만 이원욱 의원이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요구한 이 대표의 지역구 출마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선거 때 각 지역에서 지원유세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을텐데 당대표가 어디에 출마하면 그 지역에 묶여 어떻게 전국을 다닐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탈당파 사이에서 이견이 표출된 ‘이낙연 역할론’이 향후 개혁신당과 빅텐트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석 배분 방식을 ‘병립형 회귀’ 대신 ‘준연동형제 유지’로 결정하면서 신당에 비교적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도 통합의 추동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새로운미래와 우리는 공통의 위협에 힘을 합치고 정책상의 이견에 대해 상호 보완적 토론을 해야 되는 대상”이라며 빅텐트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 공동대표는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책임위원회의에서 “두 의원님(이원욱·조응천)과 오늘부터 바로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는 창당 후 첫 지방행선지로 오는 7일 광주를 방문한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5·18민주묘지 참배와 책임위 회의 개최 등을 계획 중”이라며 “이 대표를 포함해 일부 인사들은 하루 정도 더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