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통신시장 둔화에도 호실적… AI 사업 집중할 듯

입력 2024-02-06 04:04
SK텔레콤. 연합뉴스

SK텔레콤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하며 통신사업 둔화 전망 속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앞으로 ‘단통법(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폐지 추진에 따른 출혈 경쟁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5일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7532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조6085억원, 순이익은 1조1459억원으로 각각 1.8%, 20.9%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돈 수준이다. 이번 실적은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가 주도했다. 이동통신사(MNO)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128만명으로 전년 대비 2.7% 늘어났다. 5G 가입자 수 비중은 68%로 2022년 말(58%)보다 10% 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통신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만9652원으로 직전 분기(2만9913원)보다 하락했다.

SK텔레콤은 무선매출 성장세가 둔화한 만큼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입자 순증 외 에이닷 통화녹음 등 킬러 서비스 발굴에 집중하고 신성장 및 AI 사업에서의 실질적 성과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단통법 폐지 추진에 따른 출혈 경쟁 압박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대한 최대 공시지원금을 23만원에서 45만원으로 올렸다. 지난달 26일 사전예약 개통 시 공시한 지원금을 1주일 만에 변경한 것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말 이통 3사와 삼성전자의 영업 담당 임원과 실무진을 만나 스마트폰 공시지원금 확대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이날 “이통사들이 보조금 경쟁을 하도록 만드는 단통법 시행령 개정을 우선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