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호남은 ‘험지 중 험지’다. 2016년 20대 총선 때 호남에서 확보한 ‘2석’이 민주화 이후 역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 보수 정당이 얻은 최고 성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3년 차에 실시되는 올해 4·10 총선 호남 선거는 이전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치러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사흘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광주·전라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5%에 그쳤다.
지난 3일 마감된 국민의힘 공천 접수 결과 호남 28개 지역구에 공천 신청을 한 인사는 21명으로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 보수 텃밭인 영남 등에 대통령실이나 내각 출신 인사들이 몰린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호남지역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도전장을 낸 이들이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박은식 비대위원은 광주 동·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박 비대위원은 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몇 퍼센트의 지지를 받을지 계산하기보다는 광주 젊은이들에게 지역 발전에 대한 희망을 주고 싶어 총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은 “지난 대선 때 복합쇼핑몰과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등의 논의가 시작되는 듯했지만 그 뒤로 다시 진행되는 게 없다”며 “지역 정가가 더불어민주당 일색으로 견제가 없다 보니 발전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정책 실행력이 있는 여당의 강점을 내세워 대형 유통시설 유치 등 지역 발전 카드를 앞세운다는 계획이다.
8년 전 ‘호남 당선 신화’를 이뤘던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와 정운천 의원도 재출격에 나섰다. 고향인 전남 곡성(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출마하는 이 전 대표는 “호남 민주당 현역 의원 대다수가 초선”이라며 “야당 초선의 활동력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보니 지역 내에서도 ‘능력 있는 사람’이 나서서 지역을 발전시켰으면 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또 “호남의 2030세대는 과거처럼 획일적인 투표를 하지 않는다”며 “여당이 믿음을 주고 열심히 민심에 귀 기울이면 호남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인 정운천 의원은 과거 지역구인 전북 전주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여야가 극한 대립을 벌이는 여의도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지역 주민에게 바짝 다가서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2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새는 양 날개로 날고 수레는 쌍발통으로 가듯 여당 의원 한 명 없이는 전북의 장밋빛 미래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