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계열사의 ‘현대차 관계사 지분 고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윤경림 전 KT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해 8월 검찰이 윤 전 사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한 지 6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용성진)는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윤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윤 전 사장을 상대로 KT클라우드가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현 오픈클라우드랩)를 정상적인 기업 가치보다 비싸게 인수하는 데 관여했는지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동서인 박성빈 전 대표가 설립한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체다.
KT클라우드는 2022년 9월 스파크 지분 100%를 206억여원에 사들였다. 검찰은 정상 기업 가치보다 수십억원 이상 비싼 가격을 지불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의심한다.
앞서 현대차는 2021년 경영난에 빠진 구현모 전 KT 대표 형의 회사 에어플러그를 인수했다. 일각에서 KT클라우드의 스파크 지분 매수가 일종의 ‘보은 성격’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현재 검찰은 KT 측 지분 고가 매입 혐의에 초점을 맞춰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8월 KT와 KT클라우드 사무실, 윤 전 사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압수수색영장엔 “윤 전 사장이 백모 전 전략투자실장(상무),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 등에게 ‘스파크를 사라’고 지시했다”고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사장 측은 스파크가 현재 실적 호조를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고가 매입이나 배임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