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4 이통사, 통신 메기 되려면 시간 걸려”

입력 2024-02-06 04:04
제4 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G 28㎓ 주파수 대역 경매가 속개된 지난달 31일 오전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예상보다 높아진 5G 28㎓ 주파수 경매 낙찰가로 인해 ‘승자의 저주’ 우려가 커지자 사업자 책임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규 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가 밀봉 입찰까지 고려해 자체적으로 재무 능력을 고려한 결과인 만큼 스테이지엑스 스스로 ‘먹튀’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신 정부는 사업 추진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이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테이지엑스 사업 추진에 문제를 겪을 가능성에 대해 “정부가 아닌 사업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규 사업자가 재무적 능력을 갖추고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정부는 사업 진행 상황을 지속해서 살펴보며 어떤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통신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사업 추진 중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제4 이동통신사 단독후보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종 낙찰가가 최저가인 742억원보다 6배가량 뛰면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경우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기획과장은 “(스테이지엑스를 포함한) 사업자들은 경매에 참여할 때 밀봉 입찰까지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향후 사업성과 재무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안다”면서 스테이지엑스를 둘러싼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가 28㎓ 주파수를 활용한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이동통신 시장의 ‘메기’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서비스를 이른 시일 내 시작하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의 통신비 인하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정책관은 “정부가 알뜰폰 산업을 육성하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는 데만 10년이 걸렸다”며 “신규 사업자가 안착하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정부가 폭넓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