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장사 주가가 배 이상 오를 여력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주당 13만원 이상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가 이달 구체적인 안을 발표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최소 3년 이상 제대로 작동해 상장사들이 제대로 된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은 5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대표적인 상장사 현대차와 삼성전자, LG화학, KB금융이 제대로 주주환원만 한다면 주당 가치가 50~120%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일부 기업의 저항이 예상되나 금융 당국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상속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주요한 원인은 아니다. 상장사들이 주가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선 후 징벌적 상속·증여세를 낮춰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각 기업 상황을 고려한 구체적인 주주환원책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보유 현금 92조원 중 50조원으로 우선주를 사들여 20조원어치를 소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머지 30조원어치는 미국 뉴욕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형태로 상장하길 권했다. 또 순이익의 30~50% 주주환원을 약속하고 이사회를 글로벌 전문가 중심으로 바꾸면 주가가 13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회장은 또 “밸류업 프로그램은 최소 3년 이상 추진해야 한다. 프로그램 주체가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임을 명확히 해 책임과 의무가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