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인공지능(AI)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 탄생했다. 인도 최초로 대형언어모델(LLM)을 구축하고 있는 AI 스타트업 ‘크루트림’이 주인공이다.
인도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생태계 중 하나다. 그러나 AI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었다. 최근 들어 인도 내 LLM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1일 미국 정보기술매체 테크크런치는 크루트림이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3335억원)로 인도 최초의 LLM 분야 유니콘 기업이 됐다고 보도했다. 첫 라운드 펀딩에 5000만 달러(약 667억원)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라운드는 벤처캐피털(VC) ‘매트릭스 파트너스 인디아’가 주도했다.
크루트림은 산스크리트어로 ‘인공’을 의미한다. 크루트림은 영어뿐 아니라 지역 인도 언어에 대한 LLM을 개발하고 있다. 인도는 법적으로 인정하는 공용어만 22개다. 실제로 사용되는 언어는 121개에 달한다. 방언까지 합치면 270개 언어가 인도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언어에서 작동하는 LLM은 업계 내에서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LLM은 언어를 잘 이해해야 특정 소프트웨어에서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크루트림은 자신들이 개발 중인 LLM으로 여러 인도 언어를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는 음성 기반 대화형 AI 비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달에는 소비자들에게 베타 버전인 챗봇을 공개하고 개발자와 기업에는 LLM을 이용할 수 있는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바비시 아가르왈 크루트림 대표는 “인도는 자체 AI를 구축해야 한다”며 “크루트림은 인도 최초의 완전한 AI 컴퓨팅 스택을 구축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루트림 외에도 여러 기업이 인도 LLM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인도 AI 스타트업 ‘사르밤’도 지난해 12월 최초의 힌디어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또 인도 시가총액 1위에 달하는 대기업인 릴라이언스는 지난해 9월 엔비디아와 함께 LLM을 개발 중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