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타트업에 돈 몰린다… 투자 대기자금 ‘13조원’

입력 2024-01-31 04:04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 연합뉴스

일본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대기 중인 밴처캐피털(VC)의 자금이 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미상장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 완화와 투자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0일 영국의 글로벌 조사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세계 각국 VC가 일본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마련해둔 ‘스탠바이 펀드’(대기자금)가 지난 연말 기준 97억달러(약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말 13억3000만달러(약 1조7675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7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 VC 펀드는 미국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망한 스타트업의 성장, 저금리 기조, 정부 정책의 뒷받침 등으로 기대감이 커지며 500억엔(약 4500억원) 이상 대형 펀드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프리퍼드 네트웍스(PFN)’는 기업가치가 3539억엔(약 3조1914억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금융청은 미상장 스타트업에 대한 개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1개 기업에 연간 투자 가능 액수를 50만엔(약 452만원)에서 100만엔(약 901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급인력 이동도 스타트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2년 공무원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수는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가 크게 늘고 있으나 아직 일본의 VC 투자는 갈길이 멀다는 견해도 적잖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VC 전체 대기자금은 지난해 말 5500억달러(약 730조6750억원) 규모였다. 여기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